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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나의 여행 이야기

해외 여행/2018 다카마쓰 7

[2018 다카마쓰여행] 7일차, 마지막 날

7일차/2018.05.14 8시 10분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 6시쯤 일어났다.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리가 호텔 앞 버스 정류장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1등으로 줄을 서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느새 내 뒤로 많은 사람이 줄을 섰다. 어제 사두었던 두유를 마시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타임 테이블에는 8시에 10분, 13분, 16분, 19분 총 네 대가 있는데 두 대가 증발해 버린 것이다. 15분쯤 리무진 버스가 한 대 왔는데 만원이라 정류장에 서지도 않고 그냥 지나쳤다. 순간 다음 버스마저 놓치면 9시라는 생각에 머리털이 쭈뼛 섰지만 다행히도 그다음 버스가 따라붙어 바로 탈 수 있었다. 11시 출발 비행기라 2시간 전에 도착해서 시간은 널널했다. 액..

[2018 다카마쓰여행] 6일차, 비도 오고 그래서

6일차/2018.05.13(日) 사람이 하루에 한 끼 먹고 살 수 있을까. 보통 때라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신기하게도 여행 때는 다르다. 왜인지 하루에 한 끼 챙겨 먹는 것이 귀찮고 아무 생각이 없다. 열심히 돌아다니면 배고플 법도 한데 오히려 식욕이 떨어지고 배도 고프지 않다. 그럼 혼자 먹는 게 두려워서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바깥에서 혼밥을 자주 했기에 그 때문도 아닌 듯하다. 처음 여행할 땐 학생이어서,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써야 했기에 경비 아끼느라 하루에 한두 끼를 먹곤 했다. 하지만 직장인일 땐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한 끼만 먹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다카마쓰에 와서도 그랬다. 대자연이 덮치긴 했지만 여행하는 5일 내내 나는 하루에 한 끼만 먹었다. 그..

[2018 다카마쓰여행] 5일차, 고토히라궁에서 나의 체력의 안녕을 빌며

5일차/2018.05.12 오늘은 다카마쓰 근교, 고토히라에 가는 날이다. 시간도 많겠다, 호텔에서 고토덴 가와라마치 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다카마쓰 칙코 역에서도 갈 수 있으나 어차피 가와라마치 역에서 갈아타야 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 3개째 보일 때 왼쪽으로 꺾어 쭉 걸으면 역이 보인다는 걸 미리 숙지한 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신나게 걸었다. 하늘이 푸르고 날이 너무 좋아서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 역무원에게서 원데이 티켓을 끊었다. 편도로 끊어도 되지만─그 당시─계산기를 뚜들겼을 때 원데이 티켓이 조금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원데이 티켓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고토히라라고 적힌 2번 플랫폼에서 고토덴을 탔다. 전차 안에 있..

[2018 다카마쓰여행] 4일차, 노란 호박 빨간 호박

4일차/2018.05.11 대자연 이틀째. 원래는 고토히라에 가려 했으나 등산은 무리일 것 같아서 섬에 가기로 했다. 카가와현에는 많은 섬이 있는데 예술의 섬, 도깨비 섬, 고양이 섬, 올리브 섬 등등 각각 섬마다 테마가 있어서 본인이 가장 끌리는 곳을 골라 가면 좋다. 나는 고양이 섬이라는 아오지마에 가고 싶었으나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고양이도 많지 않고 구경할 거리도 없는 곳 같아서 그나마 한국에서 전시회를 다녀온 적 있는 나오시마에 가기로 했다. 나오시마에는 유명 전시관이 모여 있는 예술의 섬인데, 특히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적 작품인 호박이 있는 곳이다.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 한국에서는 2014년도에 열린 쿠사마 야요이 전시회를 다녀온 적이 있어서 그녀의 작품이 매우 친숙했기에 일본에서는 어떤 모습일..

[2018 다카마쓰여행] 3일차, 강제 호캉스

3일차/2018.05.10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대자연이 터진 것이다. 아침 7시, 찝찝한 느낌에 자동으로 눈을 번쩍 뜨자마자 화장실로 직행. 배 아파 죽는 줄 알았다. 매일 복용하는 약이 있어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지도 못하고 오늘 하루는 그저 호텔에만 있기로 했다. 사실 퇴사 직전까지 스트레스가 많아 3월부터 대자연이 중단되었었다. 평생 살면서 건강했던 나인데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두 달이 넘도록 안 하다가 여행 오고 나서─퇴사하자마자─대자연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진통제 챙길 생각도 안 했다. 그저 안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이렇게 뒤통수 맞을 줄이야. 방해 금지 팻말을 문에 걸고 청소도 NO 한 뒤,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이불 덮고 끙끙거렸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와서 그런지 너무 아파 ..

[2018 다카마쓰여행] 2일차, 미슐랭도 반한 리쓰린 공원

2일차/2018.05.09 일찍 잤더니 새벽에 깨서 잠이 오지 않아 죽는 줄 알았다. 일본인데 시차 적응 하는 줄... *** 11시에 나와 프론트에 열쇠를 맡기고 로비에서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리쓰린 공원에 가기로 했다. 가는 방법을 검색하고 입장권을 주섬주섬 챙긴 뒤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왼쪽으로 약 5분 정도 걸어 다카마쓰 칙코 역에 도착! 고토덴을 타고 리쓰린 공원으로 향했다. 첨엔 고토덴이 뭐지, 했는데 우리나라 지하철같이 생겼다. 그보단 작고 낡았지만. 리쓰린 공원 역에 도착해 안내판을 따라 쭉 직진했다. 평일이라 관광객은 별로 없는 듯 동네는 한산했다. 리쓰린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미리 신청한 입장권을 교환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구경도 하기 전에 아점을 먹기 위해 바..

[2018 다카마쓰여행] 1일차, 사표를 던지고

1일차/2018.05.08 4월 말일부로 퇴사하고 일주일 후에 떠난 여행. 원래 여행 갈 생각이 없었지만 돈도 있고 시간도 있겠다, 스트레스 풀 겸 가벼운 마음으로 잡은 여행이었다. 그치만 멀리 가기에는 몸이 힘들어서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고르다 보니 얼결에 그 이름도 생소한 다카마쓰로 당첨! *** 출국일. 2시 50분 비행기라 12시 반쯤에 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용 캐리어를 면세로 샀기 때문에 짐을 담은 싸구려 비닐백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몇 번 비행기를 타봤지만 비닐백 들고 간 건 처음. 검색대에서 100ml 넘는 로션도 빼앗겼는데 이것도 처음. 결국 면세 구역에 가자마자 여행 가서 쓸 로션을 사고, 셔틀 트레인으로 이동한 뒤, 면세품 찾아 캐리어도 정리했다. 그리고 아워홈에서 참치 와사비 김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