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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나의 여행 이야기

해외 여행/2012 유럽

[2012 유럽여행] 21일차, ADIOS, BARCELONA

LiiH 2015. 3. 19. 12:01

일정

 

 

[21일차/2012.07.16]

 

오늘, 길었던 약 3주의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늘어진 일정 때문에 다소 무덤덤했던 것 같았는데, 막상 아침이 되니 떠나기 싫어졌다.

 

가우디 때문에 오고 싶었던 바르셀로나이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매력적이어서 파리 다음으로 또 오고 싶은 도시가 돼버렸다. 나중에 유럽에 또 오게 된다면 파리와 바르셀로나는 다시 들러야지.

 

어제 밤에도 짐 정리를 했지만 떠나는 오늘 아침에도 이것저것 정리를 하다 보니 출발 예상 시간을 넘겨 버렸다.

비행기 타는 시간은 오후 3시. 못해도 12시에는 도착해야 한다.

그치만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바르셀로나 공항까지 얼마 걸리는지는 알 수 없다. 바보같이 검색도 안 했었고, 대충 한국에서처럼 한 시간 이상 걸리지 않을까 어림짐작했다.

 

그래서 오전에 관광할 생각은 전혀 안 했고, 아침부터 늦장 부리다 보니 11시가 다 와 간다.

호스텔 체크아웃을 한 뒤,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바르셀로나 시내 공항 리무진 버스 위치(오른쪽에 더 있지만 잘림)

 

 

친절하게도 호스텔에서 준 지도에는 리무진 타는 버스 정류장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데, 다행히 내가 머문 우르헬 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고작 한 블럭 하고도 반대편─사진상 빨간색 동그라미 위에 있는 것─이었다.

무거워진 짐을 끌고 리무진 버스 정류장에 섰다. 기다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버스가 온다. 탈 준비를 하고 바싹 앞으로 나섰건만, 마치 나를 보지 못한 것처럼 그냥 슝, 하고 지나쳐 버렸다.

 

뭐지...?

분명 서 있었는데 날 보지 못한건가.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날 보지 못한거라 생각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잠시 뒤, 버스가 오고 이번엔 놓치지 않겠단 생각으로 우리나라에서 버스를 세우듯 팔을 쭉 뻗었는데 웬걸, 또다시 날 못 본 것처럼 빠르게 지나친다.

 

두 번이나 버스를 놓치다 보니 이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러다 공항에 늦겠다 싶어 정류장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옆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건네고, 리무진 버스 정류장이 여기가 아니냐고 물었다. 분명 지도에는 여기라고 되어 있는데 버스가 서질 않는다고.

다행히 할아버지는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셨고 옆에 계신 또 다른 할머니와 열심히 상의하신 끝에 그 뒷블럭에 있는 정류장으로 가보라고 했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허둥지둥 뒷 블럭에 위치한─빨간 동그라미─정류장에 가니 바로 버스가 왔고 다행히 탈 수 있었다.

 

***

 

버스는 에스파냐 광장을 지나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30분도 안 걸린 듯한.

난 뭐하러 이렇게 일찍 준비한 걸까...

 

 

보딩 패스를 받고, 먼발치에서 면세점을 훑어본(?) 뒤,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 젤리를 질겅질겅 씹어 먹으면서 탑승을 기다렸다.

 

 

여행 도중 카드를 너무 많이 긁어버려서, 공항 면세점 발길을 원천봉쇄했다. 흐규흐규.

 

 

늘 그렇지만 비행기 안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다.

하지만 이번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바로 바르셀로나-도하 구간에서 내 옆자리가 한국인이였기 때문에. 더군다나 옆 사람의 일행+그 일행이 만난 또 다른 한국인 덕분에 총 4명이 비행기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고, 도하에 도착해서도 환승할 동안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인천에 와서야 인사를 끝으로 헤어졌지만...

 

 

 

P.S 3주 만에 밟은 한국 땅은 정말이지 유럽과는 차원이 달랐는데, 스페인은 햇빛은 뜨겁지만 그늘 아래에 있으면 시원한 반면, 한국은 습기가 많다는게 온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도하(카타르)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사우나에 온 것처럼 숨이 턱하고 막혔던.

 

 

그리고 이건 친구들에게 부탁받은 유리아쥬 립밤들.

 

일일 지출 내역

간식 €2.05

공항 빵 €2.65 <-?

커피 QAR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