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18일차/2012.07.13]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가우디투어 날이자 더 이상 일기가 없는 날이다.
여행 도중 뭐가 귀찮았는지 7월 12일을 마지막으로 내 여행일기는 끊겼고, 혹시 모를 여행기를 위해 귀국 후, 급하게 끄적인 몇 줄이 남은 4일을 대신할 뿐이다...
어쨌든, 바르셀로나에 머무르는 동안 난 내가 보고팠던 가우디를 쫓았고, 몇개의 건물들─카사바트요, 카사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저택 등─을 끝으로 오늘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엘별장Finca Guell을 보러가기로 했다.
어차피 남는게 시간인지라 느즈막히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호스텔에서 가깝지만 먼 산츠 역까지 걸어갔다. 호스텔에서 위로 세블럭 간 뒤, 왼쪽 큰길로 쭉 걸어가면 되니깐. 산책 삼아 바르셀로나 거리의 풍경을 즐기기로 했다.
구엘별장은 산츠역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마리아 크리스티나Maria Cristina에 위치하고 있다. 내가 산츠 역까지 걸어간 것도 L1에 있는 우르헬Urgell에서 출발하는 것 보단, 환승 없이 L3을 따라 4정거장만 가면 금방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일찍 마리아 크리스티나 역에 도착했으나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가이드북에는 역에서 도보 12분. 주위를 둘러봐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엔 El corte Ingles 방향으로 갔다가, 이건 아닌것 같아 급하게 방향을 틀어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스타벅스를 발견했고 고민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라떼 아이스 톨사이즈~
여기서도 내 이름을 물어보길래 리(이)LEE라고 했더니 아주 근접하게 Li라고 적어주었다~ 히힛
역에서 도보로 12분. 처음 찾아가는 초짜에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도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구엘별장에 도착했다.
구엘별장의 트레이드 마크, 용의 문
몇일 전부터 카메라 렌즈 보호필름이 깨져서 몽글몽글 빛반사가 생겼다ㅜㅜ
그래서 이건 아이폰으로 다시 찍은 모습!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용의 모습이 보인다.
날카로운 이빨, 꿈틀거리는 기다란 혀, 섬세한 피부는 마치 용이 살아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어쩜... 철을 이렇게 부드럽게 표현했는지ㅜㅜ
가우디만의 모자이크 타일
진짜같은 과일나무 장식
이대로 돌아가는게 아쉬어 구엘별장을 빙빙 멤돌다가 벤치에 앉아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 때 어떤 할아버지 외 4명이 용의 문 옆에 있는 조그만 문으로 들어가는게 아닌가...!! 왕... 괜히 부럽부럽... 나도... 들어가보고싶어ㅜㅜ 구엘별장은 지금 대학의 건축학부가 사용한다고 하니 그쪽 사람들인가보다...
구엘별장 관람을 마치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는데 아까 갈 때 보았던 핑크색 깃발이 신경쓰였다.
이게 뭘까. 괜히 궁금해져서 공원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입구에 마네킹들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알고보니 080 BARCELONA FASHION 이라는 행사였다.
하지만 내가 본 이게 전부였다. 아직 시작을 안한건지 어쩐지 잘 모르겠으나 공원을 돌아다니는 내내 준비하는 사람들만 북적북적하고 아무런 행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뭔가 더 있을까 싶어 주변을 몇 번 더 돌아봤지만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다시 되돌아가기로 했다.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보케리아 시장!
보케리아 시장은 이미 두번이나 왔었지만 그래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말그대로 시장이니까ㅎㅎ 간단한 식사도 떼울겸 먹거리도 구입하기로 했다.
그래서 구입한게 하몽 샌드위치!
스페인! 하면 하몽이지 않겠는가. 유명하기도 하고 일부는 고급지기도 하고 맛있다고도 하니... 사실 생햄이나 육포, 육회 등 고기를 날것으로 만든 것을 전혀 먹지 못하는데 그래도 스페인이라고 한번 먹어볼 생각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덥석 한입 씹어먹고 고대로 다시 포장해버렸다ㅜㅜ 우물우물 씹으면서 맛있다, 맛있다 자기 주문도 걸어봤지만 삼키는것 조차 어려워서 물로 꿀떡 삼킨 뒤에야 이게 뭔맛인지 싶었던ㅜㅜ 뭐죠, 이 독특하고도 오묘한 느낌의 햄은...?!
썩 좋지않았던 하몽 샌드위치의 기억은 저 멀리 날려버리고, 다시 시장을 돌아다니다 간식으로 먹을 수제소세지 네개? 네덩어리?를 구입한 뒤, 호스텔로 돌아왔다.
아, 소세지는 호스텔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으면서, 나는 밥을 먹는데 다른 외국인들이 어떤 저녁을 먹는지 궁금해서 유심히 살펴본적이 있었다. 대부분은 토마토를 으깨 파스타를 만들어 먹거나 간단한 샐러드, 스테이크로 저녁을 떼웠는데 그 중 같은방 미국인이 아주 탐스러운 소세지(!)를 구워먹길래 그걸보고 구입한 것이다. 아껴뒀다가 햇반떨어지는 내일 구워먹을려고ㅋㅋ
어쨌든 호스텔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떼우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다시 밖으로 나갔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처음, 야경을 보기위해 말이다. 그것도 카사바트요를!
유럽의 여름은 해가 늦게 지기에 해가 질때까지 기다리다가 호스텔을 나섰다. 그리고 카사바트요를 찾아갔는데,
우와, 낮과는 너무 다른 느낌. 은은한 조명이 카사바트요를 비추고 있는게 뭔가 반짝반짝하다. 너무 예쁘잖아ㅜㅜ
카사바트요 실내에서 바라본 창과 밖에서 조명 빛에 의해 바라본 창은 너무나도 다른 느낌을 주었다. 어느 한쪽도 치우침 없이 둘다 너무 예쁜.
내가 찍은 낮과 밤의 카사바트요 비교샷
그리고 이건 돌아가는 길에 찍은 분수인데 호스텔에서 카사바트요로 가는 길목에 있던 것으로 낮에 봤던거랑 너무 달라서 찰칵
P.S 한입 먹은 하몽샌드위치는 호스텔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음식물쓰레기통으로 직행
일일 지출 내역
스타벅스 €3.4
아이스크림 €1.8
하몽바게트 €2.95
소세지 €6
MANGO €60.97(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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