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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유럽여행] 17일차, 나홀로 가우디투어 ③ 콜로니아 구엘 성당, 구엘저택, 카사칼베트, 카사비센스

LiiH 2015. 2. 13. 17:50

일정

 

 

[17일차/2012.07.12]

 

그 전까지만 해도 별로 끌리지 않았던 곳이 어젯밤 갑자기 끌려서...

그래서 오늘은! 가우디 성당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콜로니아 구엘Colonia Guell에 가기로했다.

 

어제 미리 검색한대로 FGC를 타기위해 에스파냐 광장까지 걸어간 뒤, 몬세라트 티켓을 끊었던 기계 앞에 섰다. 그리고 자연스레 영어로 바꾸고 콜로니아 구엘을 찾는데... 오, 콜로니아 구엘 통합권있다! 옆에 있던 안내 아저씨가 다가와서 콜로니아 구엘? 하길래 오케이~ 하곤 통합권을 끊었는데... 뭐지... 왤케 비싸지... 뭐가 포함지도 모른채 무작정 비싼 표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콜로니아 구엘을 향해 고고씽~ 에스파냐 광장 역에서 20분? 정도밖에 안걸리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목적지! 정~말 조용하다.

내린사람은 오로지 나, 혼자뿐이였다.

 

 

밖으로 나가는 길. 날씨가 좋다.

 

 

콜로니아 구엘은 정말 작은 마을이라 길을 잃진 않지만, 친절하게도 ⓘ로 안내하는 파란 발자국이 역부터 찍혀있다.

파란 발자국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과거 공장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콜로니아 구엘은, 이름 그대로 구엘이 공장 산업 단지를 조성한 곳으로 가우디에게 의뢰한 작은 성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말 한적한 마을

몇몇 주민들 외엔 마을엔 나혼자다.

 

얼마나 파란 발자국을 따라갔을까. 드디어 발자국이 내 앞에서 끊겼고 ⓘ가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니 올라! 와 함께 날 반기는 직원들.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한국이라고 했으나 역시─영어 팸플릿을 준 뒤, 입장권을 끊었다. 근데! 분명 콜로니아 구엘 통합권을 끊었는데, 뭔가 찜찜하다. 하지만 뭐가 찜찜한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 안에 있는 구엘 전시실을 가볍게 둘러본 뒤, 오늘의 목표! 콜로니아 구엘 성당를 찾아나섰다.

 

지도에 따르면 ⓘ를 나와서 오른쪽...인데 사람들이 없어서 긴가민가하다ㅜㅜ 지도 보고 확신없이 길을 걷는데, 아무도 없는 고요한 마을에 바람과 풍경風磬소리만 들린다... 평화롭다.

 

지도를 따라 찾았건만 엉뚱하게 공사장으로 빠져 아래로 내려가니,

 

 

드디어 발견한! 콜로니아 구엘 성당

 

 

미완성인채로 남겨진 가우디의 작품이다.

 

땡볕아래 의자에 앉아있던 직원에게 표를 건내고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색색의 모자이크들

 

 

성당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보단 작고 소박하지만 가우디의 냄새가 가득하다. 천장부터 의자까지 곳곳에서 그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조개모양의 손... 씻는곳? 신자가 아니라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다.

 

 

가우디가 몬세라트에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하던데 그래서일까... 성당 안에는 검은 성모마리아 상이 놓여있었다.

 

 

 

가우디의 의자. 역시 부드러운 곡선이다.

 

 

나비 날개에 셀로판지를 붙인 것 같은 스테인드 글라스.

햇빛이 비출 때,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창문 열리는 방식이 꽃잎 벌어지듯 한건 역시 가우디.

 

맨 뒤에 자리를 잡고 살포시 가우디 의자에 앉는데 마침 뒤에서 시원한 바람이 분다. 그 때 관리인 아저씨가 모자를 가리키면서 뭐라고 했고─넓은 챙모자를 써서 그런지는 몰라도─벗으라는 뜻으로 알고 조용히 모자를 벗었다. 잔뜩 눌린 이마가 왠지 더 시원하다ㅋㅋ

 

시원하고, 조용하고 그리고 성당안에는 나와 관리인 아저씨, 둘 뿐.

정말 평화로웠다.

 

 

종탑

 

 

 

잠시 성당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성당 외관을 좀 더 둘러본 뒤, 미완성인 채로 남은 성당 옥상(?)으로 올라갔다.

급하게 한건지 시멘트로 이리저리 메꿔놓은 흔적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그 위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였다. 여름인데도 바람은 시원해서 한동안 멍하니 난간에 기대어 분위기를 즐겼다.

 

성당 관람을 마치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데 시간이 점심 때라 식당에 들리기로 했다.

하지만, 여름, 점심 때라 그런지 마을에 정말 사람이 한명도! 단 한명도 없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시에스타Siesta인가... 싶어서 괜히 혼자 마을을 돌아다니지 말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기로 했다.

 

찾아온 것 처럼 파란발자국을 따라, 역을 향해 가는데, 아무도 없는 길에서 나혼자 걷는 고요함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역에 도착했을 때, 아까부터 찝찝했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 티켓기계 앞에 섰다. 열심히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길을 꾹꾹 찍고 입장료를 빼니... 아... 역시 입장료가 포함된 통합권이였구나ㅜㅜ 왜 통합권을 내밀어 볼 생각조차 안한건지ㅜㅜ

 

작지만 큰돈인 입장료를 날리고,바르셀로나에 돌아온 나는 다시 가우디를 쫓기위해 구엘저택으로 향했다.

그 전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어제 갔던 그 스타벅스에 들려 음료를 샀는데,

 

 

이번에도 리(LEE)대신에 LiiH라고 적어주었다. 그리고 친절하게 =) 표시까지ㅋㅋ 왠지모르게 그 이름이 귀여워 지금까지도 쓰고있는...ㅎ

 

그리고 오늘의 두번째 목적지, 구엘저택Palau Guell에 도착했다. 입장권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45분에 표를 끊었다ㅎㅎ

 

 

구엘저택은 이름에서 보다시피 구엘의 의뢰를 받고 지은 저택으로 그의 작품 중 실내가 가장 화려한 곳이다.

 

 

입구에 있는 철로 만든 세공이 화려하다.

 

 

안으로 입장~

참, 일본어로 된 오디오 가이드도 있는데─일본인이 많았다─한국어는 없다ㅜㅜ 어쩔 수 없이 그냥 관람하는걸로...

 

 

카사바트요, 카사밀라와는 전혀 다른 느낌

 

 

 

 

자꾸 등을 올려다보게 된다. 그만큼 에쁘다.

 

 

철로만든 장식품

가우디는 신기하게 철로 꽃, 넝쿨 등을 만들어 장식한다. 

 

 

별이 들어온 것 같은 홀 천장

구엘저택은 특정 시간마다 오르간 연주를 하는데, 나도 운이 좋게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저택에 울려퍼지는 오르간 소리에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노래를 들었다.

 

 

 

 

 

독특한 문고리

 

 

변기(?)

 

 

내부 관람을 마치고 옥상으로 올라와 이색적인 환기구와 굴뚝들을 구경했다.

 

 

 

아이스크림모양의 굴뚝들

 

 

 

깨진 타일로 만든 모자이크

우리에게 익숙한─색종이를 조각조각 찢어 붙인 모자이크 기법이 이렇게 훌륭하고 독창적인 예술작품이 되었다.

 

 

 

박쥐모양의 풍향계

 

구엘저택 관람을 마치고, 시간은 이미 늦은 오후지만 이대로 호스텔에 돌아가긴 싫었다. 그래서 가이드북을 뒤적여 남은 가우디 작품을 더 찾아보기로 했다.

 

구엘저택에서 카탈루냐 광장을 지나 매일 지나다니던 그랑비아 거리를 걸어 카사칼베트로 향했다.

 

 

카사칼베트Casa Calvet

가우디인듯 가우디아닌 가우디같은 너~~

 

 

현재 레스토랑과 사무실로 쓰이고 있는 이 건물은 가우디 작품임에도 가우디 같지 않게 평범(?)하다. 그리고 당연, 안으로는 입장할 수 없다.

 

 

하지만! 장식은 누가봐도 가우디.

 

카사칼베트 외관관람을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겨 카사비센스로 향했다.

 

어제도 그렇지만 카사칼베트에서 카사비센스까지 지도로 보면 정말 멀다. 하지만 아직 난 젊으니까!! 그리고 길이 잘 되어있으니까! 무엇보다 시간이 여유로우니까 그냥 산책삼아 걸어가보기로 했다.

 

가끔 보면 일정이 짦은 여행객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지하철을 탄다. 물론 버스도 타겠지만, 지하철을 타는 대부분은 도시의 풍경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나도 첫 여행 때 그랬으니까...

 

하지만 점점 걷는 여행에 재미를 붙인 나는 파리를 거쳐 바르셀로나에 와서야 확실히 느꼈다. 걸어야 도시를 느낄 수 있다고...

 

바르셀로나는 분명 가우디의 도시이다. 가우디의 작품에 가면 늘 관광객이 넘쳐난다. 하루에도 몇번씩 한국인을 만나고 배낭 맨 관광객들을 만난다. 뿐만아니라 람블라 거리나 고딕지구에, 몬주익 언덕에도 관광객이 많다. 물론 여름 성수기라는 특수한 시기와 맞물리는 것도 있지만, 관광지만 가면 바르셀로나는 사람많고 복잡하고 소란스럽고 소매치기가 많은 곳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 넘게 머물며 걸은 거리들은 달랐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까지 걸어간 길, 산츠역까지 걸어간 길 그리고 카사칼베트에서 카사비센스까지 걸어간 길, 구엘별장 가는 길 등은 모두 조용하고 한가로웠다. 그 길들을 걸을 때면 마치 내가 바르셀로나 속에 녹아있는 느낌이 들곤했다. 바르셀로나는 세련됐지만 사람들은 여유가 넘친다. 소매치기는 당연 보이지않는다. 한번도 본적도, 당한적도 없다. 내가 느낀 바르셀로나는 그랬다.

 

카사비센스를 따라 걸어온 길에서 작은 악세서리 가게─미국과 일본 등지에 있는 Claire's를 발견하곤 머리끈과 파우치 2개를 구입한 뒤, 다시 찾아간 끝에 드디어 도착한,

 

 

카사비센스Casa Vicens

 

 

가우디의 초기 작품으로 타일 공장 사장을 위해 지은 저택이라고 한다. 지금은 개인저택으로 사용되고 있어 안에는 출입금지.

 

 

푸른 타일장식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꽃의 모양을 한 철문 장식은 가우디의 작품이란걸 한눈에 알 수 있다.

 

 

남의 집(?)을 기웃기웃 거리며 사진을 찍는데 낯선 남자가 내게 카메라를 건내며 부탁을 한다. 카사비센스 앞에서 사진을 몇장 찍어주고 카메라를 건내주니 나도 찍어줄까 물었지만... 정중히 사양을 하고 좀 더 구경을 하다가 호스텔로 돌아왔다.

 

P.S 오늘이 일기의 마지막이다. 왜인지 몰라도 막판에 귀차니즘이 몰아쳐서ㅜㅜ 마지막 3일의 일기가 없다...ㅜㅜ 급하게 귀국한 뒤 간단한 것만 메모해두긴 했는데 자세한 기억은 다 사라진걸로...ㅎㅜ

 

일일 지출 내역

콜로니아 구엘 성당 입장료 €6

스타벅스 €3.4

구엘궁전 입장료 €8

Claire's €10.55

콜로니아 구엘 통합권 €11.4(카)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