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8일차/2012.07.03]
오전 10시 세비야Sevilla로 가는 버스를 타러가기 전, 여유롭게 호스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준비했다. 사실 마드리드에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떠나는게 왜이리 슬프던지...ㅜㅜ 시내 구경도 못해서 아쉬움만 크게 남았다. 보틴도 가고싶었는데 못갔고...
어쨌든 무거운 캐리어를 이끌고 아토차 역으로 가, 1층 버스타는 곳에서 눈빠지게 Sevilla 뜨는 것을 기다리니 얼마지나지 않아 플랫폼이 떴다.
버스가 오고 안전하게 짐을 실은 뒤─종종 스페인에서 버스를 탈 때 캐리어를 훔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버스에 오르려하자 아저씨가 버스를 탔다는 확인 표시로 영수증 윗부분을 살짝 찢었다.
버스는 완전 만석. 사람들이 다 탄 걸 확인하자 버스는 드디어! 마드리드를 떠났다. 앞으로 세비야까지는 6시간. 기차도 이렇게 오래 타본적이 없어서 벌써부터 기운이 빠진다.
한국이라면 고속도로 주변으로 산 들이 가득할 텐데, 스페인은 주변이 황량한 황토색 산 뿐이다. 독특한 풍경에 창 밖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휴게소에 도착했다. 시원한 콜라도 사고 감자칩도 사서 미아가 되기 싫은 맘에 버스가 곧잘 보이는 곳에 서서 벌컥벌컥 콜라를 드링킹했다.
그리고 다시 버스에 올라 세시간을 더 간 뒤에야 드디어 어느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사람도 없는 휑한 곳이라 옆사람에게 여기가 세비야냐고 물어보니 아니란다. 내렸으면 큰일날뻔.
몇몇 사람들을 내려주고 다시 출발해 조금 더 달리니 드디어 도착한 세비야 아르마스 터미널Plaza de Armas! 새로운 곳에 왔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하지만, 터미널을 빠져나오자마자 할말을 잃었다. 내가 예약했던 숙소로 가는 길을 몰랐기 때문이다. 아는거라곤 고작 누에바 광장 주변에 있다는 사실뿐, 지도도, 로밍도 아무것도 해놓은게 없어서 어디로 가야할지 앞길이 막막했다. 준비를 안해온 것이 이렇게 후회될줄이야...
터미널을 나와 왼쪽으로 쭉 갔으나 도저히 이 길은 아닌것 같다싶어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그 주변을 빙빙 돌았다.
무더운 세비야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이끌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울면서 거리를 헤매다가ㅎㅎ; 이건 아니다 싶어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한 아주머니께 누에바 광장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쭈욱 길을 따라 간 뒤, 왼쪽으로 꺾으란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 말만 믿고 고대로 직진─왼쪽에 지하차도가 있었다─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물어 걸어오니 아까보단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간 탈탈 털리고 미아가 될 것 같아 모든걸 포기하고 싶을 찰나, 그 찰나! 관광객처럼 보이는 부부가 아이폰 지도를 켜고 이리저리 둘러보는게 아닌가!
조심스래 인사를 건내고 누에바 광장 위치를 물어보니, 정말 친절하게도, 손수 지도를 보여주며 누에바 광장을 가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너무 고마웠던 부부를 뒤로하고 세블럭을 더 가니 내 최종 목적지인 누에바 광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내 시련은 여기서 끝난게 아니였다. 호스텔 위치를 못 찾고 같은 골목을 5번이나 왔다갔다 한것이다. 분명 여기가 맞는데 번지가 보이지 않는다. 8이 안보여ㅜㅜ
골목 안 레스토랑 손님이 나를 보며 웃길래 순간 울컥했지만 빨리 숙소에 가고 싶었기에 무시하고, 그 무더운 땡볕 아래에서 같은 골목을 이리저리 방황하다 결국 레스토랑 아저씨께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할아버지 두분이 직접 호스텔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어허... 내가 서있던 곳에서 몇걸음 안되는 곳에, 아주 작은 글씨로, 검은 문에 적혀있다. 8... 이런 X8.
엘리베이터를 타고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한 뒤, 내 방에 들어갔다. 10인실 믹스룸이였는데 빈 자리가 몇개 없길래 얼른 1층 침대를 차지한 뒤, 짐을 풀고 라면으로 저녁을 떼웠다.
이미 늦은 오후... 관광하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다. 하지만 해는 아직 지지않았기에─여름 유럽은 해가 밤 9시에 진다─다신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버스터미널까지 되돌아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그라나다로 떠나는 날 버스정류장에 가야했기에 가는 길을 익히기로 한 것이다.
열심히 아이폰에 메모해가며 터미널까지 왕복 두번을 왔다갔다 한 뒤에야 하루를 마무리했다. 준비를 꼭 해야하는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던 하루...
P.S 너무 덥고 힘들어서 사진이 한장도 없었던 유일한 날이였다.
P.S 그 당시에 메모했던 호스텔 찾아가는 방법
역에서 나와 지하도를 왼쪽에 두고 신호등을 건너 직진한다. 신호등을 바로 건너면 공중전화박스가 있다.
지하도를 왼쪽에 두고 계속 직진하면 초록십자가의 약국도 지나고 하얀 Concesur Mercedes Benz 건물과 붉은 Caja Espana 건물이 보인다. 횡단보도를 건너 Caja Espana를 왼쪽으로 끼고 돈다.
쭉쭉 길을 따라 가면 도미노 피자가 보인다.
신호등 하나 건너고 계속 직진하면 왼쪽에 붉은 Hotel Becquer이 보인다. 계속 직진하면 버거킹도 지나고 벽돌로 된 성당비스므리한 것도 지난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초록색의 El Corte?이라고 적힌 초록색 간판이 보이는데 그 길로 건너간다. 즉, 초록색 간판과 신발가게 사잇길.
그 길로 쭉 걸으면 누에바 광장에 있는 Hotel Ingraterra가 있다.
호텔을 오른편에 두고 보면 맞은편에 트램 정류장이 있다. 그러면 그 정류장 아주조금 위로 가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Banesto가 보이면 바로 다시 오른쪽으로 꺾으면 카페가 보이는데 디스커벌세비야 옆 검은문 노란 손잡이가 있는곳이 호스텔이다.
여자 걸음으로 30분.
지금에서야 지도에 찍어보니 나름 잘 찾아왔던거 같다ㅋㅋ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The Architect Hostel]
주소 - Calle Joaquin Guichot 8
찾아가는 방법 - 위에 있음
장점 - 세비야 대성당이 엄청 가깝다.
단점 - 초행길엔 찾기 힘들다. 여름인데도 샤워실에서 추위를 느꼈다.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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