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7일차/2012.07.02]
오늘은 마드리드의 근교 세고비아Segovia에 가는날!
아침도 못먹고 부랴부랴 준비한 끝에 9시가 훨씬 넘어서야 프린시페 피오Principe pio 역에 도착했다. (*최근 세고비아로 가는 버스는 몽클로아Moncloa 역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찾은 정보에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아래에 있는─버스터미널에 가 매표소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에 매표소 위치를 물어보니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란다. 그런데 내 옆 노부부가 세고비아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뭐라뭐라 알려준다. 조용히 노부부를 따라가니 1층 빵집 뒤에 있는 매표소에 도착했다.
혼자 줄을 서려니 내 앞으로 한국인들이 북적북적하다. 역시 인기가 많구나 세고비아는...ㅎ
내 차례가 오고 세고비아 한명이요, 하니까 아저씨가 "Go to back?"한다. "Yes."
표를 끊고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버스에 오르니 이미 만석이다. 조금만 늦었으면 어쩔뻔...ㅜㅜ 나 말고 4~5명이 더 타고 바로 버스가 출발했다.
중간에 한번 멈춰 승객을 내리고─잘 몰랐던 중국인이 세고비아인줄 알고 내리려 하자 뒷사람이 말렸다─두번째 터미널에 도착해서야 세고비아에 다 왔다! 날씨가 너~무 좋다.
터미널 안의 지도. 제일 먼저 ⓘ를 찾았다.
버스터미널에서 나와 하늘을 보니 새들이 빙빙 돌며 날고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산 미얀 교회San Millan Church. 다른 교회와는 다르게 외관이 소박하다.
안에 들어가니 음?!
엄청 어두컴컴하고 서늘해서 진짜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내 뒤를 따라온(?) 중국인들은 휙 둘러다보고 나갔지만 나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좀 더 분위기를 즐기다 나왔다.
교회에서 나와 아직 오픈되지 않은 조용한 상점 거리를 걸으며 목적지인 ⓘ로 갔다.
그러자 저 멀리서 세고비아의 명물 수도교가 보인다.
온전한 형태의 로마 수도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학생 때, 옛 로마인들은 물을 끌어다쓰기 위해 수도교를 건설했으며, 그 문화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다, 라고 배웠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서 몸소 알 순 없지만 어쨌든 대단하다. 오히려 그 시대의 과학기술로 오로지 돌로만 수도교를 쌓았다는게 더 신기방기~
수도교 바로 옆에 있는 ⓘ에 들어가 무료 지도도 받고 여기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도 물어본 뒤,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했다.
B4만한 세고비아 지도. 인포에서 알려준 유명한 맛집은 ③이라고 했다.
카테드랄 가는 길에 너무 귀여운 상점 발견. 닭 뒤에 수도교가 있다.
지나가는 길에 만난 작은 광장Plaza de Medina del Campo.
조금 더 걸으니 마요르 광장Plaza Mayor과 함께 세고비아 대성당Segovia Cathedral이 보인다. 우선 대성당을 발견했겠다, 인포에서 알려준 음식점을 찾느라 광장을 이리저리 방황하는데 갑자기 낯선 부부가 내게 말을 건다.
여행 중 내게 말거는 사람은 꽤 드물어서─또 스페인이니까─조금은 경계하니, 내가 알카사르 가는 길을 잘못든 줄 알고 친절하게도 길을 알려주려고 했다. 헛ㅎㅎ 길을 알려주어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다시 식당을 찾아 헤맸고 결국! 발견했다ㅎㅎ
식당 위치를 점찍어 둔 뒤, 세고비아 대성당으로 향했다. 고딕양식답게 첨탑이 뾰족하다.
내부는 크고 화려했으며 전시된 유물도 많았다.
내부사진을 찍는건 별로 안좋아해서...ㅎ 한두장만 간단하게 찍고 조용히 관람에 집중했다.
관람을 마치고 아까 위치를 파악해 둔 식당으로 들어갔다.
바로 여기, 호세 마리아Jose Maria!
세고비아의 명물 아기새끼돼지 통구이─코치니요 아사도로 유명한 가게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안쪽으로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우선 에피타이저로 오일을 뿌린 연어샐러드를 주었고─좀 당황하니 Free라고 해주었다─메뉴판을 보여주었다. 스페인어로 적혀있길래 영어로 바꿔주세요, 하고 코치니요 아사도를 주문했다.
야금야금 샐러드를 집어먹으니 내 뒤에서 웅성웅성.
헐
뒤를 돌아보니 사지를 벌리고 웃고있는 새끼돼지가 나왔다. 그리곤 접시로 쾅쾅쾅 돼지를 절단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찰칼찰칵 사진을 찍는데 나는 괜시리 불쌍해서... 어흑ㅠㅠ 실제로 보니 정말 벙쪘다. 그치만 겉에 윤기가 흐르는게 정말 맛있어 보이는...ㅎㅜ
새끼돼지를 다 자르자 제일 먼저 나에게 소스를 부어 한접시 주었고 나는 그제서야 사진을 찍었다.
요렇게 내게 주어진 한접시
나이프를 들어 껍질을 툭툭 치니 웨이터 아저씨가 말린다ㅋㅋ 뭐라뭐라 하는데 눈치껏 들어보니 나이프로 썰어먹지말고 포크로 먹으라는듯...?
어쨌든 껍집을 잘라 먹으니 완전 바삭바삭 그리고 포크로 돼지고기를 살짝만 비틀었는데도 부드럽게 찢긴다. 소스를 묻혀 한입먹는데...
와ㅜㅜ 진짜 부들부들하고 맛있다. 닭가슴살보다 훨씬ㅜㅜ 내가 먹은 돼지고기 중 가장 맛난듯. 아, 이래서 사람들이 새끼요리를 먹는구나...!
혼자 먹기엔 양이 조금 많았지만 그 생각할 새도 없이 정신없이 입에 넣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받은 영수증과 기념품... 킁. 돼지고기 한접시의 값이 €20를 넘었다. 그래도 세고비아의 명물을 먹었으니 완전 만족했다. 참, 내가 들어올 때부터 나갈때까지 안내해준 웨이터 아저씨가 짱짱 친절하고 좋아서 호세마리아에서의 식사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밖을 나와 광장에서 스트로베리 치즈아이스크림을 사들고─아이스크림 집 아주머니께 스페인어로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배웠다─세고비아 알카사르(성)으로 향했다.
마드리드는 현대식 건물과 상점들이 주를 이루지만 세고비아는 확실히 스페인 느낌이 많이났다.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그렇고 그런 느낌ㅎ
쨘~!
백설공주의 성으로 유명한 세고비아의 알카사르Alcazar이다. 닮은 것 같진 않지만...ㅎ
학생용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고고씽~
내부는 역시 성답게 화려하게 꾸며져있고 원래는 요새였던 만큼 군사관련 유물도 전시해놓았다.
그리고 성에서 아까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부부도 만났는데─내 사진에도 있다─아까 괜시리 오해해서 정말 죄송했다ㅜ
성 내부 관람을 마치고 밖을 나와 스페인식 정원도 구경하고
전망도 구경했다.
이거다! 내가 비행기를 타고 마드리드로 넘어올 때 본 스페인의 모습.
독일만 하더라도 전망을 구경하면 알록달록 빨간 지붕에 세모난 집들이 있어야 하는데 스페인은 그렇지 않다. 노랗거나 누렇다.
우물... 밑을 내려다보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저멀리 카테드랄의 일부가 보인다.
성 관람을 마치고 공원으로 빠져나오는데 공원입구에 주저앉아있는 어떤 할아버지가 날 부른다.
역시 처음엔 경계심을 갖고 쭈뼛쭈뼛 거리며 다가가니 내 손에 든 지도를 가리키며 뭐라뭐라 스페인어로 말한다. 그래서 지도를 펼치며 보여주니, 영어할 줄 아냐고 물으면서 알카사르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멋진 알카사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코리아! 했더니 경복궁 멋있다며 두번이나 칭찬하셨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할아버지가 일러준대로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아무도 없다. 할아버지가 잘못 알려준걸까...!
하지만 조금씩 알카사르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렇게
완전히 알카사르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처음에 본 그거 맞어?!
이제서야 왜 백설공주의 성이라 불렸는지 알 것 같다.
이건 백설공주에 그려진 성의 모습. 첨엔 긴가민가했는데 이제 확실해졌다.
아래로 아래로 계속 내려가 마을 언저리에서 알카사르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 옆에 있던 차 안에서 어린아이가 얼굴을 내밀고 나에게 소리친다. 내가 휙 돌아보니 쏙 차 안으로 숨는다. 이자식...
어쨌든 너무 멋있는 알카사르의 모습을 알게해준 할아버지께 너무 감사하고...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 터미널로 향했다. 중간에 카페에 들려 프라푸치노 사먹으면서 거리를 걸으니 오늘 세고비아 여행은 정말 만족스럽다. 완전! 좋았어.
터미널에서 아침에 끊었던 왕복표를 보여주고 돌아가는 표를 받은 뒤, 4시 30분버스를 타고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갔다. 그리고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늘이 마지막인 마드리드 일정을 놓치고 싶지않아 다시 밖으로 나와 아토차Atocha 역까지 걸어갔다.
그런데 어제밤에 스페인이 축구에서 이겼는지 호스텔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골이 터졌다─이 들려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토차역에 다와가자 스페인 국기 행렬이 그곳을 가득 덮었다.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고 빵빵거리고 완전 인산인해; 관광객이였던 나는 그저 무서울뿐...ㅜ
그 혼란 속에서 숙소에서 준 지도를 쥐고 미술관을 찾으려니 힘들다. 지나가는 할머니께 물어물어 간신히 도착한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Reina Sofia National Museum.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스페인의 거장 피카소의 게르니카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 검은 종이에 하얀 분필로 그렸던 대형 게르니카의 추억때문에 소피아 미술관을 찾아왔다.
물어물어 미술관을 돌아다닌 끝에 게르니카를 마주한 순간. (내부는 촬영금지)
그 벅차오르는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몇분이고 그 그림앞에 서서 어느 한장면도 놓칠 수 없어, 몇번이고 닳도록 바라본 뒤에야 미련없이 미술관을 나왔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아토차 역에 들려 2층에 위치한 1~3번 소시Soci버스 카운터에서 세비야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한 뒤, 호스텔로 돌아왔다.
P.S 소시버스 아저씨가 티켓에 요상하게 숫자를 적어주었는데, 혼자 끙끙대다가 다시 물어보니 플랫폼 번호란다... 난 또 뭐라고...
일일 지출 내역
지하철 ?권 €6.1
세고비아행 버스 €13.54
세고비아 카테드랄 €3
아이스크림 €2
세고비아 알카사르 €3
프라푸치노 €4.8
콜라 €1.6
호세 마리아 €26(카)
세비야행 소시버스 €21.5(카)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문의 지도는 소장하고 있는 것을 스캔한 것입니다.
'해외 여행 > 2012 프랑크푸르트, 파리, 스페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유럽여행] 9일차, 속성 원데이 세비야 관광 (0) | 2014.12.23 |
---|---|
[2012 유럽여행] 8일차, 세비야 숙소로 가는 길 (0) | 2014.12.21 |
[2012 유럽여행] 6일차, 마드리드 드디어 스페인 여행의 시작! (2) | 2014.12.07 |
[2012 유럽여행] 5일차, 파리 동성애자들의 축제, La Marche des Fiertes in PARIS (0) | 2014.12.01 |
[2012 유럽여행] 4일차, 달달하고 쫀득한 파리에서 (0) | 2014.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