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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2 유럽

[2012 유럽여행] 4일차, 달달하고 쫀득한 파리에서

LiiH 2014. 11. 24. 15:49

일정

 

 

[4일차/2012.06.29]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리로 떠나는 날.

새벽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이젠 너무 익숙한 중앙역으로 향했다.

  

 

이체ICE 내부. 4시간 뒤면 파리에 도착한다. 

유럽은 정말 좋은 게 EU라 그런지 수원에서 부산 갈 거리로 국경을 넘는다. 런던-파리도 4시간, 프랑크푸르트-파리도 4시간. 

 

정확히 1년만에 다시 파리에 도챡했지만 기쁠 새도 없이 동역에서 바로 메트로로 빠져 민박 찾아갈 길 바빴다.

민박에서 알려준 지도를 따라 캐리어를 끌고 동네를 빙글빙글 도니 주인 아저씨를 만났다.

 

민박은 지난번처럼 단독주택.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침대를 안내받고 짐을 대충 푼 뒤,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식은 밥이었지만 오랜만의 쌀밥이라 반가웠다. 

 

그리고 드디어 파리에서의 첫 일정!

지난번에 못 봤던 곳, 또는 또 가보고 싶은 곳 위주로 목적 없이 다녀보기로 했다.

 

우선 마레지구Le Marais에 가보기 위해 셍 폴St. Paul 역에서 하차한 뒤, 바로 보이는 길을 따라 느릿느릿 걸었다.

(가이드북에서 마레지구는 셍폴 역에서 하차한 뒤 주변을 보면 된다고 하길래 정말 그렇게 했다.)

 

그랬더니...

 

 

익숙한 건물과 함께 시청사가 보였다.

음... 결국 마레지구는 스치듯 지나가기로 하고 센 강을 따라 다시 쭉쭉쭉 걷기로 했다.

 

 

강을 따라 놓여진 가판대 부키니스트Bouquinistes들도 구경하고 조그만한 마그네틱에도 관심을 가져보다 보니

 

 

예술의 다리─퐁데자르Le Pont des Arts에 도착했다. 남산처럼 연인 또는 가족의 사랑을 매단 자물쇠들이 인상적인 다리이다.

 

 

벤치에 앉아 다리를 구경하는 동안, 내 맞은편에 있던 가족이 두개의 조그만 자물쇠를 매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두 개의 자물쇠를 걸고 동시에 센 강으로 열쇠를 던졌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괜히 훈훈해진다.

 

훈훈했던 가족들을 뒤로하고 다시 쭉쭉쭉 걸어본다.

 

 

루브르 박물관 도착!

이번에는 입장하지 않기 때문에 잠시 외관만 즐겼다. 파리 시내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곳 답게 광장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그리고 다시 찾은 아모리노.

지난번엔 녹아서 모양이 별로였는데 이번에는 녹기 전에 얼른 찍었다. 아흥, 젤라또 모양이 너무 예쁘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줄줄 녹아버려 물티슈를 네 장이나 써버린...ㅜ

 

주체 못 하고 미친듯이 줄줄 흐르는 젤라또를 할짝이며 콩코르드 광장을 지나 마들렌 교회로 갔다.

엇, 그런데 운좋게도 교회 안에서 행사가 열렸다.

 

 

조용히 들어가 앞쪽에 앉은 뒤,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고 연주회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듬...

왜 마들렌 교회만 오면 잠드는지 정말 의문이다. 다른 교회보다 조명이 어두컴컴해서 그런가ㅜㅜ?

 

어쨌든 화들짝 잠이 깨 밖을 나와, 지난번에 정말 정말 가보고 싶었던, 마카롱으로 유명한 라뒤레La Duree에 들어갔다. (본점은 샹제리제 거리에 있고 내가 간 곳은 분점)

 

 

정말 맛있게 생긴 과자들이 한가득, 특히 마카롱들이 정말 굉장했다.

줄을 서는 동안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바닐라, 체리블러썸, 초콜릿 2개, 피스타치오, 레몬, 총 6개를 주문했다. 

 

 

그리고 밖을 나와 유리창 앞 소녀와 함께 진열된 마카롱 구경. 동화 속 나라 같다. 소녀도 그렇게 느꼈겠지...ㅎ

 

방금 사 온 마카롱이 더위에 녹기 전에 부지런히 에펠탑으로 걸음을 옮겼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 앵발리드까지 가버렸지만 그 또한 어떠하리. 골목 골목 온갖 상점을 지나치며 구경도 하고 마트에 들려 과자와 요거트 음료를 산 뒤, 샹 드 마르스 공원으로 향했다.

 

 

나의 사랑하는 에펠탑ㅜㅜ 다시 만나 반갑구나.

따땃한 양지 바른 잔디에 자리를 잡고 에펠탑 여운을 느끼기 전에 우선 마카롱부터...

 

 

이 오색찬란한 라뒤레 마카롱. 크.

 

 

잔디에 앉아 한 입 두 입 마카롱을 베어먹으니 그 진한 달콤한에 몸서리 쳐진다.

당시 실시간 일기를 쓴 것이 있는데 그때의 감동(?)을 이렇게 적었다. 

 

-

작년 라뒤레에 꼭 가고 싶었지만 출국 날까지 꾸욱 참았다. 특히 마들렌 교회에서 봤는데!! 윈도우를 붙잡으며 속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나, 나중에 올게.

어차피 미리 사놓으면 으스러져 못 먹을 것이니 샤를드골에 있는 라뒤레에서 사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출국일.
나는 폭풍 인터넷 검색으로 면세점에!!! 라뒤레가 있다는 정보를 보았다. 그래서 카운터 열리자마자 보딩패스 받고 안으로 들어가 몸 검사까지 마쳤다.
그리고 면세점을 돌아다니는데... 시계, 술, 향수, 초콜릿은 봤는데 왜 마카롱은 없는거지?? 하면서 그 쪼매난 면세점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미친듯이 돌아다녔다.
하지만 없다.
그래서 다시 인터넷 폭풍 검색!!!!!한 결과... 뭐야ㅠㅠㅠ 면세점이 아니라 게이트 앞이자나ㅠㅠㅠㅠ 블로그에서 거지같은 정보를 줬어ㅠㅠㅠㅠㅠㅠ 결국 나는 출국 날, 마카롱은 손도 못 대고 한국으로 떠나 왔다.

 

그리고 오늘!!!!!!! 120629!!!!(파리시간)
오늘!!!!!!! 마카롱 먹으러 파리 왔다ㅠ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ㅠㅠ
나 마들렌 교회 들르고 바로 라뒤레 들어가서 6개 구입함. 사진을 못 올리는게 안타까울 뿐ㅠㅠㅠ친구가 때깔 곱다고ㅋㅋㅋㅋ

바닐라 초코2 피스타치오 체리블러썸 레몬!! 구입했음ㅋㅋ

그리고 그거 들고 에펠탑 앞 공원 잔디에 앉아서 먹었는데 평을 달자면,
바닐라 맛있음! 근데 엄청 달다.
체리블러썸 색깔은 핑꾸핑꾸지만 맛은 약간 향수. 그리고 달다.
레몬 첨 한입에 아, 상큼해 그리고 달다.
피스타치오 맛있어ㅠㅠ 아이스크림도 피스타치오 좋아하는데ㅠㅠㅠ 근데 달다.
초코 오오오오 이 쫀득함ㅠㅠ 근데 역시 달달 쫀득하다.

그래... 정말 달더라ㅠㅠㅠ
공원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서 요거트 음료 샀는데 사길 잘했어ㅠㅠ
마카롱 6개 연달아 흡입하고 음료를 마셨다.
으으으으셔. 근데 너무 달다, 마카롱!!!!!

근데 맛있다고ㅠㅠㅠㅠ

ㅠㅠㅠㅠㅠ맛있는데 속 쓰릴 정도로 달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비싸다...

 

하지만 마카롱만큼은 최고인 라뒤레 마카롱을 먹은 걸 후회하진 않아ㅎㅎㅎ

-

 

라고 볼 때... 정말 달았나 보다. 모든 맛이 그냥 달았나 보다... 그래도 소원성취했으니 사먹은 보람이 있다. 

 

 

마카롱을 맛보고 자리를 옮겨 샤요궁에서 에펠탑을 보았다.

 

사실 오후 8시에 에펠탑을 예약했는데 지금은 오후 6시 반...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버렸다.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고 또 움직이기도 싫어서 샤요궁과 에펠탑 가는 길목에 아쿠아리움이 있길래 그 주변 벤치에 앉아 에펠탑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바람도 좋고 날씨도 좋고 에펠탑이 눈앞에 있다. 벤치에 앉아 바쁘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파리를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좋았다.

 

그리고 7시 50분. 슬렁슬렁 예약 프린팅을 들고 에펠탑 줄 서는 곳으로 갔다. 두근두근.

 

 

작년엔 이 줄이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어서 포기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에서 미리 예약했기 때문에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했다. 우후훗.

 

에펠탑을 오르는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남자아이가 무서운지 빽빽 운다. 아가야... 나도 무섭다ㅜㅜ 예약은 3층까지 했지만 엘레베이터 올라가는 높이를 보고 그만 1층에서 내려버렸다. 늘 그래 왔지만 높은 건 싫다.

 

 

에펠탑에서 본 샹 드 마르스 공원. 오후 8시인데 해가 지지 않는다. 다행인 건지...ㅎ

 

모서리를 따라 파리 시내 전경을 봐주고 에펠탑 내부도 구경한 뒤, 2층으로 올라갈까 말까 했지만 결국 오르지 않았다. 여기도 충분히 높기 때문에...

 

 

내려갈 땐 엘레베이터를 탈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냥 계단을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아이들은 신나서 쿵쾅쿵쾅 내려가고 난 무서워서 후들후들 다리를 떨며 난간을 생명줄처럼 붙잡고 발걸음을 옮기니 어느새 지상. 만세!

 

그 길로 RER을 타고 숙소로 돌아갔는데... 가는 도중 민박 말고 일반집의 초인종을 누를 뻔한 실수도 있었지만─지나가던 같은 투숙객이 붙잡아주었다─무사히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여행 난생처음으로 혼자 밤 10시까지 밖에 있었다. 무섭다, 무섭다 해도 막상 가면 그게 아닌가 보다.

 

일일 지출 내역

민박 잔금 €25

파리비지테 2일권 €15.85

아모리노 €3.5

간식 €2.98

라뒤레 €10.2(카)

 

[짱아줌마]

주소 - Neuilly Plaisance

찾아가는 방법 - 안내 지도를 뽑아가야만 찾아갈 수 있다.

장점 - 반찬 종류가 많다. 단독주택이다.

단점 - 찾아가는 길이 복잡하다. 파리 중심과 거리가 멀다(사실 이 부분은 저번에도 라데팡스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묵은 곳은 본채와 이어진 또 다른 건물이었는데, 실내가 그닥 깨끗하지 않았다(침대가 입구 쪽에 있었는데 입구에 날벌레가 많아 약을 몇 번 쳤었다. 그리고 안쪽에 있는 방이 아닌 출입구와 바로 붙은 쪽의 침대였다). 2층 침대는 천장에 머리가 닿아 앉을 수 없었다.

 

사실 런던, 에딘버러, 파리,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등에 머물면서 민박은 딱 두 번, 파리에서만 두 번 머무르고 전부 호스텔에 머물렀는데, 이 이후로 아마 민박에 가지 않을 것 같다. 사실 미제MIJE 호스텔 예약 불가로 어쩔 수 없이 민박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내 우선은 밥보다 깨끗한 실내와 쾌적한 침대였으므로... 사실 밥도 이 날처럼 늦게 온 날에는 먹을 수가 없다.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