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3일차/2012.06.28]
오늘은 아주 산뜻하게 기상해서, 시리얼과 오렌지 주스, 햄 치즈 토마토 샌드위치로 호화스런 아침식사를 했다. 그리곤 1분거리에 있는 중앙역으로 고고씽~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프랑크푸르트 근교─뷔르츠부르크Wurzburg에 가는 날이다. 뷔르츠부르크는 카페에서 추천받아 간 곳이라, 뭐가 유명한지 잘 모른 상태에서, 아무런 준비없이 간 곳 중 유일했던 곳이라 기대도 적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한시간 가량 달려 도착한 뷔르츠부르크.
사실 뷔르츠부르크는 퓌센과 연결된 독일 로맨틱(로만틱)가도의 시작 도시라 한다. 독일엔 영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ㅎ 독일에는 총 6개의 가도─로맨틱가도, 에리카가도, 메르헨가도, 괴테가도, 판타지가도, 고성가도─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기있는 구간이 뷔르츠부르크에서 시작하는 로맨틱가도이다.
기차역을 나와 ⓘ를 찾았으나 공사중인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쭉 직진하니 안내지도 등장.
(11번 옆 분홍색 점이 You are Here. 아마도...)
지도를 보니 내가 갈 마리엔베르크 요새Festung Marienberg는 저 오른쪽 위에 있다. 지도도 없고 시가지 안으로 들어갈 자신이 없어서 가장 쉬운 방법인 오른쪽으로 쭈욱 빠져서 강변을 따라 걷기로 했다.
내가 가는 길에는 관광객은 커녕 현지인조차 보이지 않아서 불안불안했지만
저기 강너머로 요새가 보이자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다.
하지만 지도를 따라 다리를 건너니 여기서 또 문제...
도무지 요새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ㅜㅜ 지도를 요리보고 저리봐도 알 수가 없어서 내 마음대로 올라가다 보니 낯선 동네 놀이터가 등장. 헐.
여긴 아니다 싶어 다시 내려가니까 다행히, 정말 다행히 표지판을 발견했다.
독일어 모르는 나도 읽을줄 아는 마리엔베르크.
그 길로 쭈우욱 걸어올라가니 녹색지대가 보인다.
벌초할 때만 맡을 수 있는 그 특유의 풀냄새. 킁킁.
내가 긴가민가 망설이며 올라가니 커다란 개를 산책하고 있는 친절한 아저씨께서 이리로 올라가면 요새라고 손짓해주신다.
드디어!! 문이 보인다.
표지판 발견! 음?!
그러구나... 내가 저 길─25번 아래로 펼쳐진─을 올라왔구나...
더 올라가야하는구나ㅜㅜ
천국으로_가는_문
문을 통과하니 요새 너머로 그림같은 마을 전경과 마인강Main River이 펼쳐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박물관이 눈에 띄었다.
왠지 어제 하이델베르크 성처럼 뭔가 이 요새도 심심할 것 같아서 박물관이라도 보자는 맘에 들어갔다. 마리엔베르크 요새 내에는 박물관이 많은지 통합 입장권을 팔았지만 노노, 요 박물관만 보기로 했다.
Main-Franconian Museum이라 적힌 가이드 팸플릿을 들고 안내해준대로 오른쪽부터 돌기 시작했다. 읭? 근데 돌면 돌수록 어째 시대를 역행하는 느낌적인 느낌. 결국 중세로 넘어가더니 마지막은 구석기로 끝났다. 이런.
참, 내부에는 나빼고 아무도 없었는데 중간중간 안내 아저씨들이 너무 친절해 인상깊었다─고 한다. 사실 사진도 없어서 내부가 전혀 기억이 안나는데 일기엔 그렇게 적혀있다ㅜㅜ
박물관을 나와서 요새 안을 빙글빙글 돌다가 다른 뮤지엄도 발견했으나 패스~
햇살이 좋아 밖에 있는게 더 좋다.
요새 가장자리를 따라 산책로가 나 있다.
요새를 뒤로하고 광장으로 내려오니 강렬한 마리엔카펠레Marienkapelle 교회가 보인다.
교회 주변 광장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따뜻한 햇빛을 즐기는 무리가 많았다. 나는 잠깐 성당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 다음으로 갈 곳은 뷔르츠부르크 주교관─레지덴츠Residenz. 지도를 따라 시가지를 걸었다.
주교관 주위에 있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산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 한입 먹으니 입 속이 달짝지근하다.
뷔르츠부르크 주교관 광장의 에렌호프 분수
잠시 앉아 남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독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다고 하는데 정말 외관은 베르사유 못지 않았다. 다만 내가 갔을땐 돔이 공사중이였지만...
그 사잇길이 있길래 들어가니 내부로 통한다. 사진은 없지만 파이프 오르간을 봤다는 일기를 보니 교회로 들어갔나보다.
다시 빠져나와 다른 길을 찾아보니 옆 안쪽으로 뮤지엄이라고 적힌 표지를 발견했다. 그런데 아무리 올라가도─5층까지 올라갔다─안내표지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어서 결국 다시 내려와 정원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정원은 작았지만 날이 좋아서 그런지 그 모습이 예뻤다.
정원을 마지막으로 오늘 뷔르츠부르크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사실 뜻하지않게 프랑크푸르트에 오게된지라 딱히 도시 자체에 관심을 갖지않고 댓글로 추천받아 하이델베르크와 뷔르츠부르크를 오게되었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에 3박을 머물 동안 단 한번도, 중앙역을 제외하곤, 도시 여행을 하지않았다.
내 목표는 오로지 스페인이요, 또 스페인이였기에 프랑크푸르트는 그저 값싼 항공권을 찾다가 발견한 첫 도시일뿐이였다. 그래서일까... 아무런 애정이 없었기 때문에 그때의 프랑크푸르트는 그저그런 도시가 되어버렸다. 지금에 와서야 아주 조금은 후회가 되지만... 만약, 나중에 내가 독일에 관심을 갖게된다면 다시 제대로 여행하고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ps.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돌아오는데 독일 젊은이들이 국기를 등에 매고 무서운기세로 돌아다닌다. 알고보니 독일 VS 이탈리아 축구를 이겼다나 뭐라나...ㅎㅎ
일일 지출 내역
마리엔베르크 요새 박물관 €4
아이스크림 €1
물 €2
화장실 €1.5
맥도날도 €6.49(카) * 승인문자 오지않음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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