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2일차/2012.06.27]
어제 너무 일찍 잠들어버린 탓일까. 새벽 3시부터 30분간격으로 잠이 깨서 결국 새벽 6시에 기상했다.
대충 준비를 끝내고 식당에 갔는데, 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식탁에 복작복작 모여있었다.
샌드위치를 구워먹는줄 모르고 생걸로 먹다가 입천장 까질뻔 했지만... 어쨌든 첫 호스텔 조식─런던에서도 에든버러에서도 조식 불포함이였다─을 맛보고 중앙역으로 향했다.
전광판을 보니 하이델베르크Heidelberg가 떠 있다. 기차 번호와 플랫폼을 확인한 뒤,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기차가 출발하자 바로 검표원이 다가오길래 미리 프린트 해두었던 표를 내밀고 확인하니─독일 기차 검표는 예약 내역서와 신용카드가 필요하다─, 4정거장 지나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다.
사람들을 따라 역을 빠져나왔다. 바로 ⓘ가 보이길래 지도를 냉큼 가져와 주위를 살피니 맥도날드가 보인다. 내가 찾은 정보에 의하면 버거킹이 보여야 했으므로 다시 역안으로 들어갔다.
(지도에 친절하게도 트램번호가 적혀있다.)
버거킹 방향으로 빠져나와 바로 보이는 트램&버스정류장에 가니 표사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 주위에 설치되어있는 기계 하나를 발견하곤 터치, 영어로 바꾼 뒤, 싱글 티켓을 구입했다.
내 목적지인, 비스마르크 광장Bismark Platz으로 가는 트램 5번이 온다. 처음 타는 트램에 가슴이 두근두근.
표를 펀칭하고, 자리에 앉아 비스마르크 광장에 도착할 때까지 눈알 빠지도록 정류장 이름을 훑으며 시내를 구경했다. 뭐, 워낙 긴장했으니깐.
얼마쯤 갔을까. 광장처럼 보이지 않는(?) 비스마르크 광장에 도착했고 그 길로 직진직진, 곧장 들어가 구시가지로 향했다. 관광객과 사람들이 섞여있는 명동같은 거리를 지나니 황금상이 있는 광장에 보인다.
코른마르크트Kornmarkt의 세인트 마리 황금 조각상
시청 주변에 위치해있으며 멀리 하이델베르크 성이 보인다.
여기서 조금만 더 꺾으면 성으로 올라가는 산악열차가 있지만 이런데(?) 돈 쓰고 싶지않아 왼쪽으로 나 있는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10분? 15분 정도 올라가니 끝이 보인다.
후문 매표소에서 학생 티켓을 끊고 찬찬히 살펴봤는데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었는데, 들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돈 아끼자며 패스.
여행 첫날이라 아직 자신감이 덜 펴져서(?) 또 후회할 짓을 해버렸다. 에딘버러에서도 그렇고... 후회하지 말고 하라 마라 할 땐 하라.
성 아래로 보이는 구시가지의 모습
친구의 말을 빌려, 엽서에서 본 듯한 풍경이다. 그만큼 유럽 빨간 지붕의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
바로 보이는 건물은 성령교회
성에 들어서자마자 본 것은 바로 요 와인통Heidelberg Tun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통으로 22만ℓ를 채울 수 있다고 하던데, 와인을 도대체 얼마나 마실려고 만들었는지...! 라고 생각했으나 사실 성 안에 물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물 대신 와인을 저장하기 위해 크게 만들었다고 한다.
지하실에서 빠져나와 좀 헤매다가 와인박물관? 같은 곳Apotheken Museum─나중에 찾아보니 약제박물관이라고 한다─을 둘러보고 밖을 나오니 이런 폐허가 나온다.
숱한 전쟁으로 인해 부서진 성을 복구했을 법한데, 그러지않고 그대로 보존하여 그 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고 부서진 틈 사이로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이젠 그 흔적들이 성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오히려 더 멋스럽다.
프리드리히 궁전
그 옆의 시계(맞나?)
하이델베르크 성은 다른 성에 비해 별로 볼게 없지만, 성에서 바라본 시가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으므로 하이델베르크에 왔다면 꼭 한번은 들려야한다.
성 관람을 마치고 다시 비탈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 황금빛 마리 동상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있는 성령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좁다란 내부가 날 반긴다. 이제껏 어느 교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구조ㅎㅎ
교회 안에서 오르간 소리가 흘러나온다. 가만히 앉아 잠시 경청했다.
교회 나올 때 탑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입구를 보았지만 빙글빙글 둘러진 나선형 게단을 보고 급 포기했다. 아니 왜, 그랬을까, 그때의 나는ㅜ
대학 광장을 보기 위해 거리를 걷다가 골목길에서 우연히 학생감옥Studenten Karzer을 발견했다. 올레! 뜻밖의 발견.
요렇게 조그만한 간판에 적힌 학생감옥. 샵에 들어가면 입장권을 살 수 있다.
조그만 입구를 들어선 순간.
계단을 따라 벽면에 그려진 검은 얼굴들, 글귀를 보자니 괜히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감옥이라기엔 약간 미술관 느낌도 나고...ㅎ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학생감옥은 1778년부터 1914년까지 학생들의 제재수단으로 만들어졌지만 당시 학생들은 감옥에서 글, 그림 등의 낙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껏 표현했다고 한다.
아무도 없는 텅빈 감옥에 나홀로 서 있자니 무섭기까지하다. 벽면의 낙서들을 읽을 수만 있었다면 좀 더 실감났을텐데...
학생들의 흔적들이 예술작품으로 보이는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이 날카로운 철창 끝을 보자니 진짜 감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조그맣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긴 학생감옥을 뒤로하고 하이델베르크에서 유명한 인형가게에 들려 구경도 하고 둘러보니 어느새 다시 비스마르크 광장에 왔다.
점심도 먹을 겸, 다시 트램을 타고 역으로 돌아와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평소에 먹던 맥랩을 시켰건만 이건 왠 빅사이즈... 내 손 크기를 어림잡아 두배나 되는 사이즈되겠다(물론 가격이 비쌌다). 콜라도 감자튀김도 완전 빅빅사이즈. 헐.
그리고 역내 소시지 파는 곳에서 독일(?) 소시지도 먹고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다가 기차 시간이 다 되었길래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왔다.
일일 지출 내역
하이델베르크 시내 싱글 티켓 €2.3x2
하이델베르크 성 입장료 €3
학생감옥 입장료 €2.5
소시지 €2.2
맥도날드 화장실 이용 €1
맥도날드 €5.99(카)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문의 지도는 소장하고 있는 것을 스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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