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4일차/2011.07.26]
9시쯤 늦게 일어나 창문 밖을 내려다 보니 비가 엄청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못 갈쏘냐! 오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짐도 챙기고─냉장고 안에 있는 생수 2병도 가방에 꽉꽉 채웠다─씻다보니 어느새 11시... 너무 여유 부렸나 보다.
카운터에 키를 반납하니 아저씨가 요구르트를 서비스로 준다. 기분 좋은 아침ㅎㅎ
모텔 앞 이마트 푸트코트에서 아점을 해결하고 순천역으로 걸어가는데 헐~ 하늘에 구멍 뚫린 것처럼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
운동화와 양말이 흠뻑 젖고 몸도 축축해서 도저히 순천 드라마 세트장에 갈 수 없었다. 이 비를 맞으면서 구경할 자신도 없었고... 우산을 쓴다 해도 완전 물에 빠진 생쥐 꼴인데, 가고 싶겠냐구!
결국 첫번째 일정은 날려버리고 다음 일정인 보성으로 가기 위해 순천역 내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무려 3시간 동안─보성가는 기차는 3시에 있었다─탱자탱자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보성 가기 전에 벌교에 들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급 일정을 틀어 즉석, 벌교로 가기로 했다. 벌교의 명물인 꼬막 정식 먹으러!
간이역만큼 엄청 조그만 벌교역
벌교에 도착해, 어플에 목적지를 찍으니 시내 안으로 들어간다.
가는 도중 발견한 차. 헐랭ㅋㅋ
내가 오늘 꼬막 정식을 먹기위해 찾아간 곳은 바로 거시기 식당. 노란색 간판이 인상적이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니 사람들이 꽤 있었다. 1명이라 말하고 자리를 잡으니 바로 꼬막 정식이 나온다.
제일 먼저 꼬막 꼬치와 꼬막전, 삶은 꼬막이 나오는데 조금씩 맛보다 보면
어느 새 좌르륵 한상이 차려진다.
아주머니께서 도구로 꼬막을 까는법을 알려주신 뒤, 양푼에 비벼 먹으면 맛있다고 하신다. 그 말에 바로 실행에 옮기는 나.
갖가지 야채와 꼬막 무침, 김과 참기름을 얹어 열심히 슥슥 비빈다.
완전 꿀맛ㅜㅜ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입에 욱여 넣었다.
한상 차림치고는 혼자 먹기 양이 너무 많아 전체 상차림의 반밖에 못 먹었지만 꼬막의 본고장 벌교에 와서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비 내리길 잘한듯.
계산을 마치고 아주머니께서 나눠준 전병을 와그작 씹으며 시내를 돌아다니다 다시 벌교역으로 돌아왔다.
보성으로 가는 6시 3분 기차를 타기 위해 한 시간가량 쉬다가 출발, 서너 개의 작은 역을 지나 보성역에 도착했다.
시간이 늦어 역에서 택시를 잡은 뒤, 오늘의 잘 곳인 황토 삼베 참숯 찜질방에 도착~ 안으로 들어가니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ㅎㅎ 크기도 작고 소박해서 시골 찜질방 같은 분위기.
숙면실은 주인 아저씨와 나뿐이였는데 내게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대답하니 쫌 있음 내일로 하는 학생들이 올 거라고 하신다. 저...네요ㅎㅎ
순천에서 일정이 꼬여 생각치도 못하게 벌교로 들려 하루가 꼬막으로 시작해 꼬막으로 끝나 목포에 가지 못해 안타깝긴하지만 그래도 배부르고 등 따수운 하루였다.
그리고 여행 도중 아이폰이 맛 가 SIM 없음이 떠서 정말 환장하는 줄... 껐다 켜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왔지만 해남에 갔을 땐 속수무책으로 껐다 켜도 고쳐지지 않았던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일일 지출 내역
택시비 3,500원
이마트 푸드코트 5,900원(카)
거시기 식당 12,000원(카)
찜질방 8,000원(카)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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