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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2011 전라도

[2011 전라도여행] 3일차, 무더위와 함께 낙안읍성으로

LiiH 2014. 10. 1. 13:27

일정

 

 

[3일차/2011.07.25]

 

역시, 자고 일어나니 찜질방 안에는 엄청 많은 사람들─외국인도 있었다. 

더 자고 싶었지만 딱딱한 바닥에 몇일 자서 그런지, 등이 너무 배겨서 그냥 일어나버렸다.

 

오늘은 순천에 있는 민속마을─낙안읍성에 가는 날이다.

순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간~두 시간에 1대 꼴로 운행하는 버스─63번, 68번─를 타야하는데, 내가 갔을 땐 아무리 기다려도 도저히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서라도 보내기 위해 김밥 2줄도 포장하고 편의점에 들려 간식 쇼핑(?)도 했는데... 결국 30분을 더 기다려 10시에 낙안읍성으로 가는 버스가 왔다.

 

버스 안에는 승객이 4~5명 남짓이었다. 버스 기사 아저씨께 낙안읍성 가냐고 다시한번 더 확인 한 뒤,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순천 시내를 지나 시골길로 신나게 달려갔다. 인터넷 검색해볼 때도 낙안읍성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고 했는데, 역시 버스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잘도 갔다. 그런데 불안하게도 각 버스정류장 마다 간격이 너무 길어서 바르비종의 악몽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대로... 난 또 미아가 되는 것인가...!

 

수원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광경─시내버스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산을 넘고 또 마을을 지났다. 논만 보이는 깡시골로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얼마나 불안에 떨었을까. 드디어 낙안읍성에 도착했다.

 

 

오오, 그러고 보니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입구에 세워진 각양각색의 장승들. 그답게 생김새가 무섭다.

 

내일로 할인을 받고 입장하니 용인 민속촌 같을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시골 같고─민속촌 주변은 발달되어 있다─더 조용한 곳이였다. 민속촌은 하나의 관광지라면 낙안읍성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민속마을로 꼽히는 곳이니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내가 갔던 날은 아니였는지 의외로 사람도 적었고... 혼자 느릿느릿 여유를 즐기며 돌아다니니 마음이 즐거워졌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햇빛은 따숩고 아침도 못 먹어서, 몸이 지치기 전에 나무 그늘 밑에 앉아, 김밥을 먹으니 어렸을 때 소풍 나온 기분이 들었다ㅎㅎ

 

 

낙안읍성 안에는 다른 민속마을 처럼 약간의 기념품점과 전시관, 공방있었는데 특이하게도 민박이 있었다! 나만 몰랐던 건가, 어쨌든...

 

 

시골 텃밭. 호박잎 너머로 짚으로 만든 저장고가 보인다(맞나?ㅎㅎ)

 

 

대장군과 여장군. 도깨비답게 머리에 뿔이 달렸다.

 

 

전시관에 있는 낙안읍성 모형도

 

 

돌담길을 걸으니 옛 외할아버지 댁이 떠올랐다. 거기도 엄청 시골이였는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직접 도자기를 굽는 공방 겸 기념품점을 발견했다.

 

 

꽃이 그려진 귀여운 소주잔. 이걸로 마시면 더 잘 넘어갈 것 같다.

 

 

풍경~ 풍경 소리는 정말 좋다. 특히 조용한 절에서 맑게 울리는 풍경 소리는 최고.

 

 

가마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은 너무 더웠다. 햇빛이 너무 내리쬐서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물고 버스를 기다렸는데도 도저히 더위를 식힐 수가 없어서 은행 ATM 안으로 들어가─에어컨이 빵빵했다─1시간 넘게 있었다. 이윽고 버스가 오고 61번 버스를 타고 다시 순천역 방향으로 돌아갔다.

 

서울약국 앞에서 하자한 뒤, 67번 버스로 갈아타 오늘의 두 번째 일정이자 마지막인 순천만으로 고고씽했다. 버스 안은 순천만으로 가는 사람들로 꽉꽉 차 있었는데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역시...

 

버스를 타고 30분 가량 달리니 순천만에 도착했다. 내일로 할인을 받고 들어가니 전시관 쪽은 휑해서 패스하고 갈대밭으로 바로 빠졌다.

 

 

 

운행하지 않는 듯한 갈대 열차

 

 

갈대와 게가 싫어하니 자전거는 타지 마시오.

 

 

 

아직 푸릇푸릇한 갈대들이 한창이다. 푹푹 찌는 날씨에 강렬한 햇빛은 몸을 지치게 했지만 눈은 시원했다.

갈대밭을 따라 걷다보면 땅에는 게와 짱둥어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역시 자연이 살아 숨쉬는 순천만.

 

 

 

갈대 군락지 끝에는 용산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무려 1.4km... 이 무더위에 배낭을 매고 산을 오르려니 땀이 뻘뻘 나다 못해 줄줄 흘렀다.

 

 

한번도 쉬지 않고 산을 오르니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너무 멋있는 경치가 보인다.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전망대에서 부는 바람과 경치를 즐기다 버스 시간에 맞춰 신나게 하산했다.

 

온 길을 돌아가면서 내 팔을 무심코 봤는데 완전 쌔까맣게 타서 반팔티를 따라 살색이 분리되었다. 젠장...

 

다시 순천역으로 돌아가면서 몸이 푹 절어 피곤하니 도저히 찜질방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 등도 무지 배겼고... 그래서 순천역 주변 모텔을 미친듯이 검색해서─가까운 곳은 만실이였다─결국 역에선 좀 떨어져있는 '파사드'라는 모텔로 고고씽했다.

 

 

거금 30,000원을 주고 입실. 혼자라는 것이 조금 걱정되었지만,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놓고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 티비도 보면서 자유(?)를 마음껏 즐겼다.

 

일일 지출 내역

김밥 5,000원

우유, 초콜릿 1,900원

아이스크림 800원

콜라 1,600원

파사드 30,000원

낙안읍성 입장료 1,500원(카)

순천만 입장료 1,500원(카)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