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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유럽

[2011 유럽 여행] 6일 차, ‘런던’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를 찾아서

LiiH 2014. 8. 6. 20:52

일정

 

 

[6일차/2011.05.16]

 

여행을 하기 전에 나는 패기있게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침 8~9시쯤엔 일정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막상 여행을 와보니 같은 방 외국인들은 8~9시에 일어나는데, 나 혼자 일찍 일어나서 부스럭거리고 드라이기를 윙윙거리는 게 미안해서 점점 늦게 일어나다 보니 오늘은 8시 넘어서 기상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오전 10시에 근위병 교대식 시간에 맞춰 첫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의 일정은 웨스터민스터 사원 주변 둘러보기!

이제는 익숙한 옥스포드 서커스 역에서─오후와는 다르게 오전은 한산했다─출발, 그린파크Green Park 역에서 하차했다.

 

 

사람들을 따라 그린파크를 가로질러 가니 영국의 중심,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과 수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버킹엄 궁전은 알다시피 영국 여왕의 근거지이며, 런던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빅토리아 여왕 이후의 영국 국왕들은 모두 버킹엄 궁전에서 머물렀다고 하며, 내부 관람은 미리 예약해야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시간에 이루어지는 근위병 교대식은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라고 한다.

 

때문에 나도 안 들를 수가 없어서 버킹엄 궁전 앞에 자리를 잡고 교대식을 기다렸다. 그때가 10시 반 정도... 내리는 부슬비를 맞으며 30분가량 기다렸을까... 드디어 근위병 교대식이 시작했다.

 

 

 

 

딱딱 맞춘 듯한 걸음걸이는 자로 잰 듯 일정했고 근위병들의 표정에서는 사뭇 엄숙한 분위기가 돌았다.

하지만 궁전 앞뜰(?)에서 거행되는 근위병 교대식은 한 5분만에 끝나버려서, 앞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이 "이게다야?"라고 할 정도로 싱겁게 끝났다.

뭐... 봤다는 거에 의의를 두기로 하고 천천히 버킹엄 궁전을 구경했다.

 

 

 

버킹엄 궁전 앞에 있는 황금상(像)인 빅토리아 여왕 기념비Queen Victoria Memorial

 

 

 

근위병 교대식은 한 시간 정도 하는데, 그땐 그걸 몰랐던 나는 '왜 근위병들이 지나가지?' 했었다...ㅎ

 

 

버킹엄 주변은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같이 빨간색과 파란색의 유니온잭이 넘실넘실 어려서 진정 영국스러운 곳이라 생각된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런던 중에서 가장 위엄있는 곳.

 

그리고 다시 사람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자세한 지도도 없고 스마트폰도 안 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눈치이니까. 눈치껏 백팩 매고 카메라를 목에 맨, 누가 봐도 관광객 같은 사람들을 따라가니 저 멀리서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 국교회의 중심인 웨스트민스터 사원. 국가 주요 행사가 치뤄지는데 내가 갔던 2011년에는 영국 왕실의 최대 행사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의 결혼식이 치뤄졌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입장료만 지불하면 내부도 관람할 수 있어서 입구 쪽으로 걸어가 줄을 섰다.

 

 

 

 

성당을 끼고 빙 둘러가면 아까와는 다른 모습이 보인다. 웨스터민스터 사원도,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도 앞뒤 모습이 다르다.

 

 

성당의 상징인 스테인드 글라스

 

 

 

유럽 건물에는 사람 모양의 조각이 새겨져 있다. 사전 지식이 부족하여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사진 아래에 있는 사람은 성모 마리아가 아닐까?─그 모습이 정말 정교하다.

 

줄 서 있는 내내 내 앞엔 중국인 가족이 있었는데, 중국인 아저씨가 잔디에 가래를 뱉고 사원 벽도 만지작거리길래... 괜히 중국인이 아닌 척 했다. 어쨌든 사원에 들어가기 전 가방과 소지품을 검사하고 매표소에서 국제학생증을 내밀어 학생 가격으로 입장권를 구매했다.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와 책자를 받았는데! 반갑게도 KOR가 있었다. 폭풍 감격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책자에는 성당 구조가 그려져 있는데 순번대로 돌면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 된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성당 내부는 정말정말 멋졌다. 화려한 내부 장식과 천장, 스테인드 글라스, 조각 등은 규모가 어마어마했으며, 특히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오디오 가이드. 한국어가 반가운 것도 있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꼼꼼히 보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던지...!

 

 

회랑 뜰 창문

 

 

 

오디오 가이드 반납 후 기념품을 산 뒤, 다시 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그다음 목적지는 빅벤Big Ben!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인 빅벤은 '런던'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중 대표적인 하나다.

 

 

바로 멀지 않은 곳에 빅벤과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한창을 찰칵찰칵거리니 앞서 가던 외국인이 나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커플 사진을 한 장 찍어주니, 돌아오는 대답은 땡큐와 쎄쎼...

그리고 외국인들은 사진을 참 재밌게 찍는데 어떤 여자아이는 빅벤을 배경으로 자신의 손목시계를 가리키는 포즈로 사진을 찍더라.

What time is it now?

 

 

 

빅벤은 국회의사당과 붙어있어 같이 볼 수 있다.

 

 

국회의사당 주위를 둘러보려다 어떤 동상 앞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길래 가보니

 

 

크롬웰!

세계사 시간에 배운, 근대 영국 정치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아마 다들 중학생 때 처음 만났을 것이다. 유명한 '청교도 혁명'으로 공화정을 수립한 사람으로서... 근데 왜 크롬웰 동상이 국회의사당에 서 있을까?는 내 개인적인 의문.

 

크롬웰 동상을 보고 국회의사당 내부도 구경하고 싶어서 줄을 섰으나, 눈치껏 상황을 보니 꽤 기다리는 것 같아 내부 관람은 포기하고 런던아이로 향했다.

 

 

 

빅벤의 확대컷

 

 

 

국회의사당에서 웨스트민스터 브릿지Westminster Bridge를 건너면 런던아이London Eye로 갈 수 있다.

강 건너 보이는 런던아이의 모습. 런던아이는 런던의 또 다른 랜드마크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큰 대관람차라고 한다.

 

런던아이를 타려고 매표소에 갔으나 뜨헉.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미리미리 예약하고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결국 런던아이 주변 맥도날드에서 버거 세트를 사갖고 와 빅벤과 템즈강 경치를 구경하면서 늦은 점심을 때웠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쿠아리움 들어가는 건물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콘 하나를 샀다.

맛은 Chocolate&Cookies 레귤러 사이즈.

아이스크림 콘을 와그작 깨물며 템즈강을 따라 산책하다가,

 

 

 

헝거포드 브릿지Hungerford Bridge를 건너 엠뱅크먼트Embankment 역에서 튜브를 타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 Park 역에서 하차했다. 원래는 공원에서 좀 쉬려 했을 뿐인데... 혼자 또 길을 잃고 방황하다 보니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온,

 

 

버킹엄 궁전.

결국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포기하고 그냥 그린파크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잔디에서 쉬었다.

밀린 일기도 쓰고, 일정도 짚어보다가 잔디밭에 놓여 있는 일인용 벤치에 눈독도 들여보고... 쉬엄쉬엄 산책을 하다 보니 발견한 희한한 광경.

 

 

 

청설모가 사람과 교감을 하고 있다. 헐... 뭐지?ㅋㅋ 분명 동네 산에 있는 청설모는 사람 발소리만 들려도 도망가던데 그린파크에 있는 청설모는 다른가 보다. 이렇게 일부러 가서 먹이도 받아먹는다. 신기한 경험.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 베이컨이랑 김치랑 달달 볶아 덮밥을 만들어 먹었다.

내일은 윈저성에 갈 예정인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런지...ㅜㅜ

 

 

마지막으로 방에 들어가 룸메 할머니와 간단한 대화를 하다가 혼자 왔냐고 묻길래 Yes 했더니 Brave~ 하셨다.

에헴, 혼자 온 게 용감한 건가?ㅎㅎ

 

일일 지출 내역

웨스트민스터 사원 입장료 £13

기념품 £0.8

맥도날드 £3.3

아이스크림 £3.3

TESCO £4.06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문의 지도는 소장하고 있는 것을 스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