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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2020.10.23] 울긋불긋 속초 여행 (feat. 설악산)

LiiH 2023. 6. 6. 12:53

엄마와 함께한 1박 2일 속초 여행.

날 좋은 가을을 맞아 설악산과 그 주변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제법 이른 시간에 출발했는데도 고속도로가 꽤나 막혀 10시쯤 설악산에 도착했다.

게다가 주차장은 만석!

도저히 설악산 주차장엔 차를 댈 수 없어서 미리 예약한 호텔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가기로 했다.

일부러 설악산 풍경 보려고 예약한 호텔인데 체크인도 하기 전에 매우 만족.

설악산 입구

반달가슴곰이 우릴 반겨준다

등산하러 온 것은 아니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 봉화대만 둘러보기로 했다.

2인에 22,000원. 원하는 시간대의 표는 이미 매진이라 가장 빠른 10시 55분 탑승으로 발권을 마쳤다.

탑승을 기다리며 케이블카 한 컷

 

시간에 맞춰 케이블카에 탑승하고 권금성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바글바글해서 발 디딜 틈 없었고, 깎아지른 절벽은 또 어찌나 무섭던지...

엄마가 절벽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달라 하는데 머리가 팽팽 돌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단풍으로 물든 골짜기

설악산의 기암괴석들

멋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가을날 설악산 풍경

 

지상에 도착해서는 바로 옆에 있는 신흥사로 향했다.

신흥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오래된 사찰인데, 설악산엔 제법 여러 번 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

(아님 기억을 못 하는 걸지도.)

일주문

통일대불

부처의 미소는 늘 인자하다

 

다리를 건너 경내에 들어간 뒤 사진은 찍지 않고 느릿느릿 걸으며 구경했다.

대웅전이라도 한 컷 찍어둘걸 하는 약간의 후회가 남았다.

설정각

살면서 이렇게 예쁜 약수터는 처음 본 듯?

절을 빠져나오는 길, 돌담길을 따라 걷는데 가을 바람에 실려 단풍잎들이 흩날린다.

 

설악산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시내 쪽으로 향했다.

미리 검색해 둔 두부 맛집을 찾아갔는데 리뷰수가 많은 만큼 사람도 많았다.

두부 맛집 ‘대청마루’의 얼큰순두부

 

엄마도 나도 하얀 두부는 싫어서 얼큰순두부로 2인 주문했다.

한데 참 미묘하다.

맛은 있지만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다.

두부의 느낌보다는 계란국의 계란 느낌?

맷돌에 직접 갈아 만든 시골식 두부는 많이 먹어왔지만 순두부는 또 처음이라서 맛있기보다는 신기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영금정으로 향했다.

산을 봤으니 이젠 바다도 볼 차례!

정자에 올라 깊고 푸른 동해바다를 두 눈에 양껏 담았다.

말라비틀어진 불가사리

호텔로 돌아가기 전, 저녁으로 먹을 닭강정과 빵을 사러 속초 시내로 향했다.

속초 명물 만석닭강정

 

만석닭강정은 오래전 중앙시장에 있는 지점에서 처음 먹어보았는데, 따뜻하지 않고 차가워서 그냥 그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오래된 기억은 미화되는 법.

이왕 속초에 온 김에 다시 한번 먹어보자 해서 본점에 들러 구입했다.

그리고 또 다른 명물 봉브레드에 들러 마늘 바게트를 산 뒤 다시 설악산으로 향했다.

 

수많은 차들이 줄지어 설악산을 빠져나가는데, 우리는 반대로 쌩쌩 들어가는 광경이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다시 도착한 오늘의 숙소, 켄싱턴 호텔

덕분에 아침에 주차 잘하였습니다.

켄신텅 호텔은 시설 자체가 낡아 호불호가 강한 숙소이지만,

케이블카와 가깝고, 설악산 절경을 바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설악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숙소라 생각한다.

특히 요 이층버스와 빈티지한 실내 인테리어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켄싱턴 호텔만의 유니크함이 있다.

체크인을 하고 숙소를 배정받았다. 오늘은 7층!

다른 무엇보다도 창밖으로 보이는 설악산에 엄마가 매우 맘에 들어했다.

아까 사온 닭강정과 빵으로 저녁을 때운 뒤, 하루를 마무리했다.


켄싱턴 호텔의 조식은 다른 곳보다 소소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죽과 엄마가 좋아하는 밥이 있어서 만족.

밥 다 먹고 야외 테라스로 나가 설악산 풍경을 담아봤다.

체크아웃을 하고 1박 2일의 마지막 일정, 능파대로 향했다. 

‘파도를 능가하는 섬’이라 하여 능파대라 불리는 이곳에는 거센 파도에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바다만큼 푸른 하늘

바다로 이어진 계단이 있어 가만히 서서 파도를 구경하였다.

역시 이름값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