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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2022 캠핑] 대부도 비치캠핑장

LiiH 2023. 6. 17. 12:07

2022.02.11~2022.02.12


어느 날, 유튜브를 보다가 가마솥 뚜껑에 통삽겹살을 구워 먹는 콘텐츠를 보았다.
지글지글 끓는 솥뚜껑에 통삽겹을 올려서 돼지기름이 한가운데 모이면 통김치를 넣어 구워 먹는 영상이었다.
어렸을 적 주말마다 바다로 산으로 가 무쇠 불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은 기억이 많은 나는 영상을 보자 그 맛이 그리워졌다.
먹고 싶으면? 먹으면 되는 법.
그날로 바로 솥뚜껑 불판과 콜맨 파이어 플레이스3를 구입하고 엄마와 함께 캠핑장으로 떠났다.
코로나가 극심했던 때라 차박이 한창 유행했던 시기여서 텐트도 뭣도 없이 가마솥 뚜껑과 장작, 그리고 화롯대만 들고 떠났다.

 

2월 9일 예약하고 바로 이틀 뒤인 2월 11일 대부도로 떠났다.

내가 예약한 곳은 대부도에 있는 비치캠핑장으로, 오션뷰에 캠핑장이 깨끗하다는 리뷰가 많아 바로 예약을 진행했다.  

우리가 예약한 구역 A-4

가격은 44,000원이고,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 좋았다.

야심차게 준비한 파이어 플레이스3

장작이 잘 탄다는 리뷰에 혹해 공홈에서 구입했다.

역시 아궁이 때워본 시골(?) 짬바

엄마는 신문지와 라이터만으로 순식간에 불을 피웠다.

장작은 못생겼지만 두툼한 걸로 샀는데, 가늘고 예쁘게 쪼개진 장작보다 확실히 숯이 잘 만들어졌다.

퐈이어!!!

날은 춥고 바닷바람이 매서웠지만 장작불은 뜨거웠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장작불이 가라앉자, 우리는 솥뚜껑을 그 위에 올렸다.

파이어 플레이스3라 솥뚜껑을 견디지 다른 화롯대였으면 무너졌을지도...

엄마가 말렸는데도 구입한 솥뚜껑인데 무지하게 무거웠다.

오른쪽에 쌓여 있는 고기가 탄 것처럼 보인다면... 정상입니다.

 

장작의 위력을 우린 간과했다.

올리자마자 미친듯이 익어 타버리는 삼겹살들이 한쪽에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화롯대에서 솥뚜껑을 빼낸 뒤 바닥에 내려놓고 식사했다.

그때까지도 솥뚜껑은 지글지글 타올라서 생고기도 순식간에 익혀 버리더라.

뜨거운 삼겹살과 익은 김치를 후후 불며 먹는데, 그 흔한 쌈채소, 고추장이 없어도 정말 맛있었다.

왜 다들 솥뚜껑, 솥뚜껑, 하는지 알게 된 날.

후식으로 군고구마

고기 냄새에 이끌려 냥이가 찾아왔길래 삼겹살을 한 점 던져줬다.

 

이날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아서

엄마 차 뒷자석을 싹 다 앞으로 눕히고 옆집 가족에게서 카라비너를 받아 간신히 차박을 했다.

다행히─2월인 덕분에─핫팩 여러 개와 차에 항상 비치된 담요들, 입고 온 패딩이 있어서 나름 따땃하게 잘 수 있었다.


딱딱한 차 트렁크 바닥과 추운 날씨 탓에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와 나 둘 다 얼굴이 퉁퉁퉁퉁 불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어제 남은 삼겹살과 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여 아침을 먹었다. 

코펠 냄비에 끓인 고슬고슬 냄비밥과 함께 먹은 김치찌개.

그 어떤 김치찌개보다 세상 제일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