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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2022.04.10] 봄날, 당진 장고항에서

LiiH 2023. 3. 1. 18:35

실치 철을 맞아 실치회를 먹으러 가자는 엄마의 말에─엄마, 나 둘째 동생─셋은 따뜻한 봄날, 충남으로 떠났다.

다만 실치회만 먹으러 가면 매우 아쉬우므로, 그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 한 곳도 둘러보기로 했다.

 

그래서 도착한 첫 번째 여행지, 아그로랜드.

사실 어른보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즐기기 좋은 곳 같았지만 꽃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선정해 보았다.

 

카카오내비가 이상한 시골길을 가리켜 도착하기도 전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투닥투닥하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다.

아그로랜드 주차장

 

젖소 그림이 그려져 있는 새장이 인상적이다.

생각보다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안으로 입장했다.

아그로랜드에 입장하면 동물을 체험하는 구역이 있는데 아이들이 꽤 많이 있었다.

체험은 쿨하게 건너뛰고, 트랙터열차를 타고 목장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특별히 기억나는 건 없지만 4월 봄꽃들이 피어 배경은 끝내주게 좋았다.

첫 번째 하차 지점

왜인지 트로이목마가 있다.

 

사진은 없지만... 이곳에서 엄마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알록달록 문도 있고, 연못도 있고, 타조 목장도 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팟이 많아서 몇 시간 동안 사진만 찍은 듯?

정비 중인 들판

아직 완전히 만개하지 않아 들판에 휑뎅그렁했다. 4월 하순이나 5월에 오면 더 화려했을 것 같다.

너른 초지에는 알록달록한 소 조형물이 정말 많았는데,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청보리밭과 양들이 있는 목장까지 걸어서 한 바퀴 둘러보고 화장실도 들를 겸 식당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그러다 건물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길래 올라가 보니,

아그로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등장했다.

전망대 뒤로는 붉은 사일로가 보여서 꽤나 이국적이었다.

 

힐링되는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 당진 장고항으로 향했다.

 

장고항 가는 길은 여느 때와 같이 한산했으나 장고항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많아 복작복작하고 막히기 시작했다.

특히 실치회 가게가 있는 센터로 가는 길은 꽉 막히고 주차장도 만석이라서 겨우겨우 한 자리 주차할 수 있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장고항 주차장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이 매캐하고 정신없는 곳에서 캠핑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장고항 회센터에는 정말 많은 횟집이 있는데, 우리는 엄마가 미리 알려준 곳─슬기네수산─으로 향했다.

각종 해산물이 잔뜩 쌓인 곳 안쪽으로 들어가면 좁다란 공간에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는데, 그곳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밑반찬이 깔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우리가 시킨 건 실치회+간재미 무침 세트.

밑반찬으로 명태껍질튀김, 간장게장 등이 깔렸는데, 그중에서도 간재미 미역국이 진짜 진짜 맛있다.

난생처음 본 실치회.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내 기준 실치회보다 맛있었던 간재미 미역국

아삭아삭한 간재미 무침

곁들여 나온 무침과 실치회를 챱챱 비벼 먹으면 되는데...

첫 몇 입은 진짜 맛있었는데 미끌거리는 식감 때문인지 나중엔 살짝 질렸다.

술을 안 먹어서 그런가? 결국 성인 셋이서 실치회, 간재미 무침 세트는 다 먹지 못하였다.

그래도 음식 맛은 좋았어서 횟집을 나오기 전, 함께 오지 못한 막냇동생을 위해 간장새우 한 통을 포장 구매했다.

 

식사를 마치고 주변 해변가로 내려가 잠시 바다를 구경한 뒤,─여긴 진짜 최악인 게 각종 음주가무를 즐기는 사람들로 해변이 꽉 차 있다. 물론 쓰레기도...─평소 엄마가 가보고 싶어 했던 카페로 향했다.

카페 해어름

음료 3잔과 베이커리 2종을 시켜 신나게 수다를 떤 후, 카페 주변을 산책하는 걸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