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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름휴가] 보은에서 첫 카라반 캠핑! - 보은글램핑

LiiH 2023. 3. 4. 16:26

2020.07.11~2020.07.12


텐트 캠핑이나 글램핑은 여러 번 했으나, 둘 다 화장실이 없는 등의 불편한 점이 있어서 싫다는 가족들 의견에 이번 여름휴가는 카라반에서 묵기로 했다.

수원과 대구의 중간, 그리고 카라반을 이용할 수 있으며, 주변 볼거리가 있는 곳을 찾아보니 보은군에 있는 보은글램핑이 딱이었다.

카라반 1동으로 5인, 195,000원에 예약을 하고, 7월 11일 보은에서 아빠를 만나기로 했다.

 

휴가 당일, 글램핑장 주변에서 임시로 만난 뒤, 아빠 차는 잠시 주차해 두고 엄마 차로 다 함께 떠났다.

점심때에 맞춰 찾아온 만큼 보은시장 내 맛집인 고바우순대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막창순대 한 접시와 곱창전골 대자.

짜잔

 

생활의 달인에 나온 순대 달인의 막창순대와 순대곱창전골이 나왔다.

돼지 부속물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 가족이었기에 부드러운 막창순대에 새우젓을 얹어 먹으니 순대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깻잎이 듬뿍 올라간 순대곱창전골

막창순대를 먹다 보니 어느새 곱창전골도 다 끓었다.

더운 여름날, 뜨거운 전골을 후후 불며 정신없이 먹어치우고,

야무지게 밥도 볶아 먹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오늘의 첫 일정, 말티재로 향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다른 곳과 다름 없는 고개인가 보다 했는데, 웬걸.

난생처음 보는 S자 커브가 우릴 반겼다.

 

애초에 국도 고개 넘는 걸 싫어하는 두 동생은 토할 것 같다며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이었고,

오늘의 드라이버인 엄마는 매우 신이 났으며,

아빠는 조수석에서 그저 부러워했다.

 

말티재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사람들을 따라 전망대로 향했다.

이케아 나뭇잎 케노피 4장을 붙인 듯한 전망대에 올라 우리가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았다.

흐미... 차 타고 올라올 땐 잘 몰랐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커브가 장난 아니다.

엄마가 즐거워한 이유가 있었구먼.

 

짧은 전망대 구경을 마치고 아래로 내려온 우리는 카페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했다.

꼬부랑길 카페

올라왔던 길 반대로 내려가 글램핑장으로 향하는데 길을 잘못 들었다.

그런데 길 오른편에 수백, 수천 송이의 연꽃이 만발해 있는 게 아닌가.

놀라운 광경에 잠시 차를 멈춰 세우고 연꽃을 구경했다.

아직 피지 않은 듯한 연꽃 봉오리들

 

연꽃이 피어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내일 일정인 법주사가 나오므로 간단하게 구경을 끝낸 뒤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오늘의 숙소, 보은글램핑 도착

 

사장님을 만나 체크인하고, 추가 차량과 숯불을 계산한 뒤 미리 예약해둔 카라반 1동을 안내받았다.

오늘 우리가 묵을 카라반!

깨끗한 카라반 내부

우리가 예약할 당시에는 카라반을 들인 지 2년밖에 안 되어서 실내와 화장실이 매우 깔끔했다

 

왼쪽 독립된 침대 두 개는 아빠와 막냇동생이 쓰기로 하고,

엄마와 둘째와 나는 이 커다란 침상에 자기로 했다.

침구나 식기, 내부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필요한 물품들은 다 갖춰져 있어서 매우 만족.

 

가져온 짐을 정리한 뒤, 카라반 앞에 마련된 공간에서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캠핑하면 빠질 수 없는 숯불 삼겹살

그리고 목살

고기 파티!

불에 살짝 그슬린 삼겹살도 분위기에 취하면 다 맛있다

캠핑장에 놓인 그네

어쩐지 옛날(?) 시골 생각이 난다

 

두 동생들은 카라반에서 쉬고, 아빠와 엄마와 나는 글램핑장 앞 냇가까지 나와 산책을 했다.

그리고 카라반으로 돌아와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먹고 취침.

 


 

우리집의 캠핑 다음 날 아침밥은 무조건 남은 삼겹살로 끓인 김치찌개다.

소금을 갖고 오지 않아 국이 약간 삼삼했지만 시큼하면서도 칼칼한 김치 덕분에 밥 한 그릇을 싹싹 비워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한 뒤, 어제 오는 길에 보았던 정이품송 공원으로 향했다.

정2품의 관직을 받은 소나무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관리를 잘 받은 만큼 참 멋스럽다

 

그리고 정이품송 가까이에는 어제 짧게 보고 온 연꽃 군락지도 있어 그곳으로 다 함께 걸어갔다.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속리산연꽃단지.

어제와는 다르게 오늘은 연꽃들이 활짝 피어 있어서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법주사 가는 길

 

인기 관광지 답게 어제오늘 가본 곳 중에 제일 사람이 많았다.

일주문

금강문

절의 경내로 들어서는 길

마애여래의좌상

팔상전

쌍사자 석등

그리고 공사 중인 대웅보전

대웅보전 끝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

인자한 미륵불과 속리산이 조화롭다

 

법주사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어제부터 날이 흐려 비가 올 것 같았는데, 법주사를 빠져나오자마자 귀신같이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엔 산채 비빔밥 거리가 있어 비를 피하고 점심도 먹을 겸, 주변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가족들은 산채 비빔밥을, 나는 된장찌개를 시켰다.

사실... 대학생 때 답사만 가면 점심으로 산채 비빔밥을 먹어서─여행 음식으로는─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한 입 얻어먹어 보니 그때와는 또 다르더라.

 

식사를 마치고 가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우리는 정이품송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빠는 대구로, 우리는 수원으로 향하며 짧은 1박 2일의 여름휴가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