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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유럽

[2011 유럽 여행] 9일 차, 옥스포드에서 안온을 얻다

LiiH 2014. 8. 13. 18:55

일정

 

 

[9일차/2011.05.19]

 

런던 근교 옥스포드Oxford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호스텔을 나왔다.

 

오전 8시 버스라 7시 15분에 출발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버렸다. 호스텔에서 빅토리아Victoria 역까진 얼마 안 걸렸지만(튜브에서 내린 게 40분쯤), 지도를 뽑아 가지 않아서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을 찾느라 주위를 조금 헤맨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금방 표지판을 발견해 따라 걸어가니 코치 스테이션 발견했다. 이때가 약 50분 넘어갈 때쯤.

 

가는 도중 코치 스테이션 가는 길 건너편에 Oxford Tube라고 적힌 빨간 버스를 봤는데─단순하게도─내가 예약한 사이트는 메가 버스Mega Bus 사이트니까, 저 버스가 아니라 메가 버스겠지,라고 생각해서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안으로 들어가 열심히 플랫폼을 찾았으나 없더라...

결국 8시가 되서야, 아까 보았던 빨간 버스에 다가가 형광 조끼를 입은 아저씨께 여차여차 물어보니 "너, 버스 miss 했어." 

8시 1분에 왔는데 탈 수 없냐고 물어보니 엄청 강한 발음으로 다음 꺼 타라고ㅜㅜ

 

결국 눈물을 머금고 학생 편도로 £11에 구입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서 왕복 £2.5(수수료 포함)였는데... 바지런히 움직이겠다며 오전 8시 버스로 예약한 게 화근이였다. 좀 더 여유 있게 예약할걸.

 

 

메가 버스 사이트에서 예약한 옥스포드행 버스는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다.

 

 

 

약 한 시간 반 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서 도착한 옥스포드 코치 스테이션

 

버스에서 내리니 정거장 주변 광장에서 마켓이 열렸다. 이른 시간이라 구경하기도 좀 그렇고, 쫌 있다 가기 전에 와서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켓은 패스. 제멋대로인 스마트폰 위치 어플을 켠 뒤, 버스 정류장 위치를 찍어두고 옥스포드의 중심, 카펙스 타워Carfax Tower로 고고씽~

 

 

카펙스 타워는 옥스포드 여행의 처음이자 중심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타워인데 왜 사진은 잘려 있는지ㅎㅎㅜ

 

 

 

내부를 통해 올라가면 옥스포드 시내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난 그냥 카펙스 타워에서 여행을 시작하고 싶었기에 올라가진 않았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

우리에게 친숙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이 수학 교수로 지낸 곳이며,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 식당의 모티브가 된 곳이다.

 

 

 

 

 

교내 정원을 지나,

 

 

안내판도 한번 봐주고,

 

 

입구 및 매표소에 도착! 나 말고도 단체 관광하는 학생들 무리가 있었다. 학생 할인을 받아 저렴한 가격에 입장~ 비록 한국어로 된 책자나 오디오 가이드는 비치되어 있지 않았지만 이젠 아무렇지 않다.

 

이 순서대로 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앞서가던 학생들을 따라갔으니 맞겠지, 뭐.

 

 

 

안으로 들어가 대학 내부를 훑어보고,

 

 

잠시 첨탑도 찍어보고,

 

 

학생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크라이스트 처치 홀, 영화 <해리포터>의 식당이 등장한다. 와!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입구를 막아봤지만, 영화에서 본 것보단 작아서 충분히 구경할 수 있다. 벽에 그림이 다닥다닥 걸려 있고 높은 천장과 나무로 된 식탁이 멋스럽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그저 부럽다.

 

 

누굴까?

 

 

학교를 빠져나오니 넓은 안뜰Tom Quadrangle이 보인다.

 

성당 안에는 다행히 한국어 안내가 비치되어 있었다. 비록 A4 한 장짜리지만 있다는 것에 감사!

 

 

성 프라이즈와이드 창

 

 

 

 

베켓의 창

 

성당 내부는 크진 않지만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돋보인다. 내부를 관람한 뒤,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다 빠져나왔다.

 

 

 

아무리 보아도 벽면에 조각을 새겨넣은 것은 참 신기하고도 대단하다.

 

크라이스트 처치를 나와 골목을 꺽어 나오면 세인트 메리 교회St. Mary the Virgin's Church가 보인다.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떼운 뒤, 교회로 고고씽~

 

 

세인트 메리 교회 꼭대기에 올라서면 옥스포드 시내와 가고일Gargoyle을 볼 수 있다.

 

 

교회 안에 들어갔으나 신부님이 설교 중이여서 사진도 못 찍고 조용히 듣다가 나왔다. 그리고 타워로 가기 위해 1층에 있는 상점 아저씨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조그만 문 안으로 들어갔다.

 

 

 

요렇게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탁 트인 시야~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가 보인다.

멋진 외관을 가진 도서관.

 

 

그 옆에 있는 올 소울스 대학All Souls College도 보인다.

 

 

그리고 성당을 올려다 보면 요렇게 가고일(참고 자료)이 조각되어 있다.

 

 

악령을 막기 위해 조각된 가고일은 수십 년, 수백 년이 흘러도 한곳에서 자리를 지키겠지... 왠지 모르게 불쌍해졌다.

 

 

계속 위를 올려다보니 고소 공포증이 도졌다.

참, 지나다니는 입구가 좁아서 한두 명 정도밖에 못 서 있는데 다행히 내가 갔을 땐 2~3명밖에 없어서 여유로웠다ㅎㅎ 사람들이 많았으면 제대로 못 봤을듯.

 

 

꼭대기에서 내려와 교회 맞은편에 있는 래드클리프 카메라를 보고 보들리안 도서관에 갔으나 가이드 투어만 하길래 거리를 방황하다가

 

 

다시 크라이스트 처치로 돌아와 맞은편에 있는 앨리스 샵Alice's Shop에 가보았다. 빨간 간판에 앨리스 샵이라 적혀 있다.

 

아까도 말했듯이─옥스포드는 앨리스가 태어난 곳인데,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수학 교수로 지냈던 루이스 캐럴이 소녀 앨리스를 위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썼다고 한다.

 

 

시계를 보는 토끼 간판이 상점 입구에 놓여있다.

상점 안에는 앨리스에 관한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책은 물론이고 볼펜, 인형 등등 정말 탐나는 물건이 많았지만 가격의 압박ㅜㅜ 때문에 구입한 건...

 

 

요 엽서 두 장.

 

앨리스 샵에서 만족스러운(?) 쇼핑을 마친 뒤, 할 일이 없어졌다. 옥스포드는 대학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그렇다고 대학을 다 들를 순 없어서 이리저리 가이드북을 넘기다 발견한 옥스포드 대학 식물원University of Oxford Botanic Garden! 솔직히 식물원을 들어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오겠냐며... 후회하지 않기 위해 "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뭔가 방문객이 적어 보였다.

 

 

당당히 국제 학생증을 내밀고 저렴한 가격에 입장했다.

 

 

 

 

날씨도 좋고 햇살이 따뜻하고 식물원 내 자체가 조용해서 너무나 맘에 들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느낀 행복이랄까? 조용히 산책하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였기에, 너무 평화로웠다.

 

 

 

 

필락 말락하는 연꽃

 

 

 

산양 모양의 석상(?). 그 위에 앉아 있던 새가 빠르게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호숫가로 난 길을 걷기도 하고

 

 

오리 발견. 깃털을 다듬고 있는 중...

 

 

강을 따라 걷다 보면 비닐로 된 화원이 있다.

 

 

여느 식물원과 다를 바 없는 선인장ㅋㅋ

 

 

강에는 보트 몇 척이 매어져 있었는데 학생들이 타는 건가 보다. 관광객이 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ㅎ

 

 

벤치에 앉아 따뜻한 햇살도 즐기고, 주변 사람들도 구경하고, 잠깐 눈을 붙여보다가 화들짝 놀래기도...ㅎ 그렇게 식물원 안에서 잔잔하고 평화로운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갔다.

 

만약 사람들이 옥스포드에 가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식물원이라고 말할 것이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관광객으로 가득 찬 옥스포드 중심가에서 벗어나, 나무와 꽃들로 둘러싸인 식물원에서의 휴식은 옥스포드에서 보낸 일정 중 제일 맘에 들었기 때문에... 내 여행 인생에서 가장 평화롭고 따뜻한 시간이였다.

 

 

하지만 돌아갈 버스 시간은 정해져 있고 아침에 봐둔 마켓도 들러야 해서, 식물원을 나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마지막 코스인 애슈몰린 박물관Ashmolean Museum.

여행 책에는 평점이 별 하나라서 기대 안 하고 들어갔는데

 

 

꽤 근사하게 꾸며져 있었다. 특히 고대 미술품, 인도 조각상, 비잔티움, 콘스탄티노플의 유물들을 무료로 구경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던.

약 한 시간 정도 가볍게 둘러보고─또다시 버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되도록 일찍 정류장에 도착해야 했다─아쉽게 박물관을 나왔다.

 

 

제멋대로인 아이폰 지도 어플을 따라서 걸으니

 

 

정류장 옆 광장에 도착했는데... 이런ㅜㅜ 5시도 안 됐는데 파장이다.

 

멍하니 광장 벤치에 앉아 비타민 D만 잔뜩 쬐다가 코치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가니 내 옆에 누군가 앉는다.

오, 한국인처럼 생겼어! 내가 조심스래 먼저 말을 걸으니 빙고~ 한국인이었다ㅎㅎ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 여자분은 시간이 다 되어서 먼저 코치를 타고 옥스포드를 떠났다. 그리고 이어서 나도 5시 코치를 탄 뒤, 옥스포드를 떠났다.

 

아, 그런데 내가 예약한 코치는 5시 11분거였는데, 5시 7분에 출발하더라ㅋㅋ 버스를 탈 땐 미리미리 갈 것!

 

일일 지출 내역

옥스포드 코치 편도 티켓 £11

크라이스트 처치 입장료 £6

맥도날드 £3.9

세인트 메리 교회 타워 £3

앨리스 샵 기념품 £4.5

식물원 £3

음료수 £1.9

양파 £1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문의 지도는 소장하고 있는 것을 스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