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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1 유럽

[2011 유럽 여행] 1일 차, 런던 입성!

LiiH 2014. 7. 18. 18:15

일정

 

  

[0일차/2011.05.10]

 

5월 10일, 떠나는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동네에서 출발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첫 여행이라 너무 불안했던 탓일까.

비행기는 저녁 11시 55분에 출발하는데, 오후 5시쯤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버렸다.

엄마와 느긋이 시간을 보내면서 발권 데스크에 줄을 서니,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딩 패스를 발급받았다.

 

그리고 공항 내에 있는 식당에서 엄마랑 저녁을 먹고─순두부찌개를 시켰는데 1인당 13,000원+10% TAX가 붙은 어마어마한 가격─이리저리 볼일을 보다가 저녁 10시가 되자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 심사대를 거쳐 안으로 들어갔다.

검사는 간단하게 이루어졌고, 크로스백에 든 것도 별것 없어서 빠르게 통과했다.

 

참, 내가 예약한 항공은 에미레이트였는데 셔틀 트레인을 타고 GATE 122로 가야 했다.

트레인은 작고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낑겨 죽는 줄.

그리고 저녁 비행기인지라 면세점도 거의 다 문을 닫은 상태여서 구경도 못 한 채, 종종걸음으로 게이트를 찾아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내가 탈 비행기!

에미레이트 A380!

 

 

탑승하기 전, 부모님과 마지막 통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예약한 좌석은 비상구 뒤쪽!

처음 탄 비행기가 A380, 비상구 주변이라 그 당시에는 좋은 건 줄 몰랐지만 두 다리를 뻗을 만큼 자리가 너무 넓어 만족스러웠다.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면서 기내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덧 11시 45분.

비행기가 이륙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탑승하고 나서도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여행간다는 설렘이라든지, 불안함이라든지 그냥 평상시와 같은 그런 상태? 

하지만 비행기가 달리기 시작하자 한국을 떠난다는 생각에 오만가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스튜어디스 언니한테 내려달라고 할까, 부모님 보고 싶다, 그냥 편하게 집에나 있지 왜 여행을 간다고 난리쳤을까, 진짜로 내릴까 등등.

생각하는 사이, 비행기는 넓은 활주로를 빠른 속도로 달려 공중으로 뜨기 시작했다.

'이젠 돌이킬 수 없구나.'

 

비행기가 바람 때문인지 꿀렁꿀렁 흔들렸고 밖은 어둡고 창 주변은 추워서 담요를 덮고 있자니 괜히 우울해졌다.

그래도 기내의 생활이 익숙해져서 영화도 틀어 보고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한국 시간으로 5월 11일 새벽 1시경, 1차 기내식이 나왔다, 라는 당시 일기.

 

 

가운데 있는 게 김치.

기내식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 위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맛은 그냥저냥 뭔가 독특해서 김치만 주구장창 먹었다. 왠지 아라비아의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그렇게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잠깐 화장실을 가고를 반복할 때, 비행기는 슬슬 두바이공항에 착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두바이공항은 사람이 다른 것 빼고는 인천공항이랑 비슷했다.

시설도 좋고 환승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깨끗했다.

 

 

이렇게 런던 히드로공항으로 가는 환승 게이트를 확인한 뒤, 주위를 살펴보는데 그 많던 한국인이 보이지 않는다. 분... 분명 같이 내렸는데?!

혼자라 괜히 뻘쭘해서 후다닥 면세점을 구경한 뒤, GATE 230으로 갔는데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아니, 동양인은 고작 3~4명뿐.

 

 

요렇게 두바이 공항에는 요술 램프도 팔고 있었다. 역시 아라비아.

 

두바이 시간으로 오전 7시, 히드로공항으로 이륙했다.

빨리 내리기 위해 좌석을 최대한 앞쪽, 안으로 지정해서 그런지 화장실 가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두바이-런던행 기내식은 인천-두바이보다 훨씬 좋았던 걸로.

얼마나 먹고 자고 먹고 자고를 반복했을까.

 

 

 

[1일차/2011.05.11]

 

드디어,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이때부터는 숙소 찾아가기 바빠서 사진 한 장 찍지 않았다.)

 

Arrival을 따라가 여권을 내밀고 입국 심사를 했다.

그리고 위기 발생.

 

난 당시 생각이 짧아서 5년짜리 복수 여권은 생각하지도 않고 1년짜리 단수 여권을 신청했다.

이유는? 그냥. 진짜 말 그대로 그냥.

 

한데 여기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깐깐하게 생긴 심사관이 왜 단수 여권을 했냐고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왜 단수 여권 했냐─몇 차례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못 했다. 그냥 했어요, 라는 말을 영어로 못해서 왜 왔냐, 런던 말고 어디 가냐, 유로스타 타냐, 유로스타 티켓 보여줘라, 런던 얼마 묵냐, 돈은 얼마 있냐 마지막으로 리턴 티켓도 보여줘라.

그렇게 질문 폭탄을 받고 짐을 찾은 뒤, underground 표지를 찾아 걷고 또 걸었다.

 

Terminal 1,2,3 Tube가 보이자마자 ⓘ에 가서 튜브 맵을 받고 오이스터 카드를 구입, 충전했다.

 

런던 튜브에 대한 첫 느낌은 '한국 지하철에 비해 아담하고 낡았다'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깨닫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런던이 낯설지 않았단 점이다.

분명 런던은 나에게 처음 온 곳, 도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하도 오래 탄 탓인지 왠지 모르게 익숙했고 자연스러웠다.

마치 한국과 같은 느낌? 튜브도 잠깐 노선만 살펴본 뒤, 한국 지하철처럼 자연스럽게 타고 자리 잡았다.  

 

히드로 공항에서 해머스미스Hammersmith 역까지 쭉쭉 달렸다. 내가 도착해야 할곳은 그레이트 포트랜드 스트리트Great Portland Street역!

환승을 위해 잠깐 밖으로 나갔는데, 이때 문화 충격.

도로가 우리나라의 2차선 정도의 폭밖엔 안 됐지만 사람들이 신호등을 무시하고 막 건넌다. 깜놀!

나는 처음엔 뭣도 모르고 신호등이 바뀌길 기대렸는데 내가 기다리는 동안 현지인들은 열심히 무단횡단했다.

그렇게 첫 영국의 문화 충격을 뒤로하고 그레이트 포트랜드 스트리트 역에서 내려 테스코TESCO와 와인샵 사잇길로 약 10분 정도 직진하니 호스텔이 짜짠!

 

 

내가 머물 YHA London Central이다.  

 

[YHA London Central]

주소 - 104-408 Bolsover St.

찾아가는 방법 - Great Portland Street역에서 하차, TESCO와 와인샵 사잇길로 약 5분 도보 이동. 중간에 Holiday inn을 지난다.

장점 - 공식 유스호스텔. 깔끔하고 중심부─Oxford Street 역과 가깝다─에 위치해 있다.

단점 - 가격이 약간 비싸고 와이파이/조식 불포함

 

 

1층 리셉션에 가 숙박 카드를 적고 약간의 유의 사항과 카드 키를 받아 잔금을 치른 뒤, 방으로 고고씽~

어차피 내일 에딘버러로 떠나야 했기에 단출하게 짐을 풀고 테스코에서 우유, 샌드위치, 에비앙을 산 뒤 휴식을 취했다.

이때가 오후 5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구경이고 뭐고 너무 피곤해서 허기만 채운 채 잠을 청했다.

 

 

 

내 오이스터 카드. 2011년 4월 29일에 열린 윌리엄&케이트 결혼식 기념 카드이다.

 

일일 지출 내역

오이스터 구입 £5

오이스터 충전 £35

TESCO £4.72

 

* 본 여행기는 당시 일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