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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7 유럽

[2017 유럽여행] 2일차, 파리 덕질 하기

LiiH 2018. 6. 16. 01:46

 

 

 

일정

 

2일차/2017.10.05

 

에펠탑 - 노트르담 대성당 - 멜로디스 그라피크 - 리브 고슈Rive Gauche - 에펠탑 야경

 

 

 


 

 

 

 

시차 적응에 실패해 새벽 4시에 기상했다.

억지로 잠을 청해보았으나 실패.

결국 침대 위를 뒹굴거리다가 그대로 일어날 준비를 했다.

 

조금은 여유 있게 준비하고 나가보려는데 문이 벌컥 열려 깜짝 놀랐다.

청소 시간이었나 보다. 요즘 어째 나가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듯.

 

오늘의 일정은 별것 없었다.

그저 6년만에 왔기에 그리웠던 곳을 다시 가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아침에 본 호텔.

이때서야 알게 되었다. 에펠탑 바로 옆이라는 것을.

 

 

세 번째 유럽 여행에, 세 번째 파리에 오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에펠탑을 보기 위해서다.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낡은 쇳덩어리 탑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고 또 봐도 절대 질리지 않았다.

다음에 유럽에 오게 된다면 나는 파리에 또다시 들를 것 같다. 아니, 들르겠지?

 

 

바람이 불어 날은 조금 찼지만 샤요궁 쪽으로 걸어갔다.

개인적으로 샤요궁에서 보는 에펠탑이 최고다.

 

에펠탑과의 재회를 잔뜩 즐긴 뒤, RER을 타기 위해 역으로 이동했다.

 

 

그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바로 노르트담 대성당!

여기도 벌써 세 번째인데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요 포앵제로Point zero를 밟기 위해서.

난 아직까지도 이 포앵제로를 밟으면 다시 파리에 온다는 속설을 믿고 있다.

 

 

이왕 온 김에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구경했다.

 

 

여기서 촛불을 켜고 싶었는데 2유로는 없고 큰돈밖에 없어서 잠시 고민하다가 뒤돌아섰다.

큰돈을 내고 촛불을 켜도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세속적이라...

담엔 2유로 맞춰 들고 올게요.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노트르담 대성당 뒤쪽 공원으로 쭉 빠져나왔다.

 

 

생루이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위에서 만난 거리의 음악가.

 

그리고 다시 건너가 문구점 멜로디스 그라피크Melodies Graphiques에 도착!

 

 

이곳은─원래도 유명하지만─7년 전에 산 파리 가이드북에서 발견한 문구점인데, 품질 좋고 클래식한 문구를 파는 곳이라고 한다.

최근에 만년필과 잉크를 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 파리의 문구점은 어떤가 싶어서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주인 아저씨께 허락받고 찍은 제이허빈 잉크들 사진.

가격은 한국과 비교하면 그렇게 차이 나지 않는다.

 

사진은 없지만 문구 관련된 여러가지 것들을 팔고 있었다.

잉크, 펜촉, 엽서, 만년필 그리고 노트들!

노트는 정말 예쁜 것들이 많았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사악해서 그 앞을 한참 서성이다가 결국 표지 없는 막노트 한 권을 구입했다(손바닥만 한 것이 무려 만 오천 원가량).

 

 

멜로디스 그라피크에서 구입한 제이허빈 작은 병 두 개랑 노트 한 권.

노트는 무지 노트로 양장 제본에 쓰이는 실로 엮은 방식이었는데 종이가 생각보다 두꺼워 어떤 잉크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쓰는 게 아까워 봉투에 봉인해 놓은 채 책상에 고이 잠들어 있다.

 

문구점을 나온 뒤, 쭉 위로 올라가 왼쪽으로 꺾어서 바로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기로 했다.

최근 금주, 카페인 금지 선고를 받아서 커피는 먹을 수 없고, 어디서든 실패하지 않는 시그니처 초코 아이스 한 잔과 샌드위치를 시켰다. 그리고 이왕 온 김에 화장실도.

 

 

정확하게 LEE를 적어주었다. 스페인에선 몇 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는데 파리는 한 번에!

 

잠시 체력을 충전하고 중간 일기도 끄적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니, 목적지는 피라미드역 모노프리Monoprix.

구글 지도를 보면 30분 정도 거리여서 설렁설렁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 중간에 루브르 박물관이 있어 잠시 이곳에 앉아 구경하기도.

첫 여행 때 며칠에 걸쳐서 구경했더니 다시 들어가고픈 마음은 없었다.

 

모노프리에서는 개인적으로 필요한 생필품이랑 과자 등등 이것저것을 구입한 뒤,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와 지친 종아리를 풀어주었다.

 

***

 

티비 보고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7시쯤 밖으로 나섰다.

지금껏 여행하면서 음식에 욕심 부린 적이 없었는데─하루에 한 끼 정도만 먹었다─이번엔 왠지 에스카르고는 먹어봐야 할 것 같아서 에펠탑 주변에 있는 식당을 찾다가 나름 맛집인 곳을 발견했다.

 

리브 고슈Rive Gauche라는 곳으로 호텔과도 가깝고, 별점도 좋고, 에스카르고 외에도 음식이 괜찮아 보였다.

 

내가 갔을 땐 단체 손님과 몇몇이 있어서 엄청 시끌벅적했다.

창문 쪽에 혼자 자리를 잡고 에피타이저로 에스카르고와 감바스&살몬 리조또, 콜라를 시켰다.

 

 

짜잔!

처음 먹게 된 에스까르고, 달팽이 요리!

 

달팽이를 먹는다면 누구든 기겁하겠지만 노노. 진짜, 진짜 맛있었다.

식감은 탱탱한 게 골뱅이 같았고, 비린내도 없고 버터를 녹인 소스도 맛있어서 더 먹고 싶을 정도.

소라 꺼내듯 포크로 쿡 찍어 살살 꺼내 먹는데 빈 껍질이 나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다음엔 고급 레스토랑에서 양 많은 걸로 시켜 먹고 싶었다.

 

 

 

감바스&연어 리조또.

싱겁게 먹는 내 입맛에는 짭조름했지만 한 톨도 남김 없이 그릇을 싹싹 비웠다.

 

분위기도 좋고, 서버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어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친 뒤 바로 에펠탑으로 가 저번에는 보지 못한 야경을 보기로 했다.

첫 여행 때는 라데팡스, 두 번째 여행 때는 도심에서 떨어진 민박에 혼자 머물러서 야경은 절대 볼 수 없었는데, 이번엔 에펠탑과 가까운 곳에 머물러서 볼 수 있었다.

 

 

하루의 끝을 에펠탑과 함께.

 

 

낮과는 다른 모습의 에펠탑.

밤이 되면 에펠탑은 매 정각마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쇼를 보여준다.

 

원래 마지막 일정으로는 한국에서 미리 끊어놓은 바토무슈를 타야 했는데, 몸도 너무 안좋고 멀미할 것 같아서 그냥 포기했다.

6천 원은 날렸지만 우선 내가 살고 봐야 했기에...

 

사실 파리에 도착하고 나서 시차 적응에 실패해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돌아다녀서 너무 피곤했다.

그전에는 밤 비행기라 오전에 떨어져서 시차 적응 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엔 여행하는 5일 내내 개고생했다. 

그리고 호텔은 춥고 근육들도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어서 끙끙 앓았지...

 

 

일일 지출 내역

파리 비지테 1~3존 2일권 €19.5

제이허빈 잉크(2병) €9

노트 €14

스타벅스 샌드위치+그란데 아이스 초코 €10.1

Monoprix €22.35(카) 30,551원

Rive Gauche €36(카) 49,626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