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1일차/2017.10.04
인천 - 파리
직장 스트레스로 가슴이 갑갑할 때 홧김에 지른 유럽행 비행기 표.
갈까 말까 몇 번이고 고민했으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가자고 마음먹었다.
게다가 2017년 10월은 추석 연휴가 무려 10일이라 여름휴가보다 더 긴,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안타깝게도 일주일 넘는 표들은 다 팔린 데다 일이 있어 5일밖에 못 다녀왔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내 건강을 고려하지 못해 5일 내내 괴로웠지만 말이다.
***
작년 추석에는 오전 비행기라 그런지 공항이 도떼기시장 같았는데, 이번엔 생각보다 한산했다.
체크인하고 짐 부치고 와이파이 찾고 약국에서 약 사고 검색대를 거쳐 별 무리 없이 통과.
하지만 면세점에서 물건 찾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세 번째 가는 유럽인데 처음 타는 국적기.
내가 여태껏 타본 비행기 중 제일 비싸다!
심지어 1년 전에 티켓팅했는데도 말이다.
처음 가보는 게 아닌데도 여전히 유럽행은 떨린다.
오랜만이라서 더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작년부터 어깨 근육이 너무너무 아파서 앞뒤 가슴 쪽도 연결되어 같이 아픈데─심장 기능 검사에서는 정상이었다─그것 때문에 장거리로 이코노미석을 타는 게 고역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번도 앉아보지 않은 복도 좌석을 신청한 것도 그 이유 때문.
게다가 삿포로 이후 비행기 공포증도 생겨 설상가상이었다.
가족들의 카톡을 마지막으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 사육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기내식은 쌈밥!
한 번도 기내식을 다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왠지 마지막 한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싹싹 다 먹었다.
두 번째 사육, 간식.
평범한 피자빵.
세 번째 사육.
메뉴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난 항상 닭고기를 시키므로 닭고기일 듯?
12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할 일은 거의 없다.
사육에 가까운 기내식을 먹고 예능 보고 선잠 자기를 세 번 반복할 뿐.
하지만 그날 내 상태는 대자연 발생 2일째+좌석 불편함+어깨, 가슴 아픔+비행기 공포=최악의 컨디션으로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기내를 한 시간마다 한 바퀴씩 돌아주어야 했다. 일부러 가까운 화장실에는 가지 않고 비행기 제일 뒤쪽에 있는 곳으로 가면서까지 말이다.
그래야 미쳐 버릴 것 같은 정신과 묵직한 몸이 깨어나는 듯했으니까.
만약 창가 쪽에 앉았다면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내 옆의 자매도 고되었는지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 주더라. 부러웠음...
11시간 40분의 고통을 인내하고 마침내 샤를드골공항CDG에 도착했다.
파리로 입국하는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복잡하고 낡았다.
가는 도중에 투어 인솔자가 Arrival로 가라고 해서 순간 멈칫하고 같이 따라갈 뻔했으나 그냥 내 가던 길로 갔다.
입국 심사는 생각보다 쉬웠다.
런던, 프랑크푸르트에 입국할 때는 질문 폭탄 받았는데 파리는 그런 거 엄성... 질문도 안 하고 그냥 도장을 쾅 찍어줬다.
버스라고 적힌 안내 표시를 따라 쭉 가니 바로 32번 출구가 나왔다.
출구 맞은편에는 LE BUS DIRECT라고 적힌 티켓 발권기 2대가 있는데 그곳에서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표를 구입할 수 있다.
머신에서 언어 설정을 영어로 바꾼 뒤 Line 2, 1명, 신용카드 결제를 누른 뒤, 카드 꽂고 핀 번호 누르면─너무 오래전이라 긴가민가했으나 변함없이 비밀번호 4자리이다─뿅 하고 티켓이 나온다.
이렇게.
내가 예약한 호텔은 에펠탑 바로 옆에 있는 머큐어호텔Hotel Mercure Paris Centre Tour Eiffel이라 에펠탑으로 가는 라인 2번 버스를 타면 된다.
잠시 정류장에서 기다리니 곧 2번 버스가 왔고, 캐리어를 기사님에게 맡기고 올라탔다.
이때가 7시쯤이었는데 퇴근 시간에, 가장 혼잡한 곳으로 가서 그런지 엄청 엄청 막혔다.
거의 2시간 정도 걸린 듯.
그래도 버스 안에서 밤의 개선문과 에펠탑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버스에서 내려서 호텔에 가기 위해 주변을 한 바퀴 걸었는데 미리 길을 찾아보지 못한 나의 멍청함 때문에 시간만 낭비했다.
내일 알게 될 일이지만... 정류장에서 내려 풀만호텔 쪽으로 걸어들어가면 바로 호텔 정문이 보이는데 그걸 모르고 바보같이 그 컴컴한 곳을 한 바퀴 돌았으니...
심지어 누군가가 잠겨 있던 후문 주차장 쪽 문을 열길래 얼른 같이 들어갔다.
정문을 내버려 두고 후문 쪽으로 말이다.
리셉션에서 체크인하고 방을 배정받았는데 어엇...?!
변기통이랑 샤워실이랑 분리되어 있더라.
볼일만 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처음엔 정말 당황했다. 변기통 없는 줄 알고.
어쨌든 금방 적응해 텔레비전 틀어놓고 핸드폰 좀 하다가 한국에서 싸 온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운 뒤, 약 먹고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어깨와 목, 가슴 근육이 너무 아파 이대로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일일 지출 내역
에펠탑행 리무진 버스 €17(카) 23,440원
호텔 도시세City Tax €4.96(카) 6,824원
[준비하기]
-여행 기간
2017년 10월 4일~2017년 10월 8일, 총 5일
-여행지
파리, 런던
-예약 사이트
항공권 - 아시아나 홈페이지
호텔 - 인터파크투어
와이드모바일 포켓 와이파이
바토무슈 - 티몬
-여행 경비(카드 수수료 및 환율 적용)
01. 교통
아시아나 (카) 1,759,500원
파리-런던 유로스타 $85 (카) 98,195원
02. 숙박
머큐어 호텔 파리 센터 투르 에펠 싱글룸 (카) 662,321원
홀리데이 인 리젠트 파크 싱글룸 (카) 406,933원
03. 기타
바토무슈 (카) 6,460원
포켓 와이파이 5일 대여료 (카) 47,400원
04. 경비 환전(현지 카드 사용 제외)
€75 (현) 102,036원 (+ 남은 돈 €0.91 = €75.91)
£65 (현) 100,770원 (+남은 돈 £5.28 = £70.28)
-
TOTAL 3,183,61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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