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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8 기타큐슈

[2018 기타큐슈여행] 2일차, 지옥 여행 인 벳부

LiiH 2018. 9. 28. 17:27

 

 

 

 

 

 

2일차/2018.07.24


 

 

 

한국에서 미리 기차표를 끊어놓아서 안 갈 수도 없는 벳부를 가는 날이다.

기타큐슈는 소도시라─물론 2박 3일이면 충분히 놀 수 있다─꽉 찬 관광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근교를 검색하다 후쿠오카 근교로도 많이 가는 벳부를 선택하게 되었다.

벳부는 겨울에 온천하러 많이들 가는 지역이지만 그래도 관광할 거리가 있어서 여름에 가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

 

아침 7시쯤에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2층으로 내려갔다.

지금까지 호스텔이 아니면 호텔에서는 조식을 먹은 적이 없는데, 호텔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해서 이번엔 조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

오니기리 하나랑 닭고기랑 소세지 조금, 미소국, 과일 샐러드, 모닝빵, 오렌지 주스로 배를 든든히 채운 뒤 9시 48분 열차를 타기 위해 고쿠라 역으로 향했다.

 

어제 모지코로 가느라 몇 번이고 들락거린 JR큐슈선 7번 홈에서 오이타로 가는 특급 열차 소닉SONIC을 탈 수 있다.

예약석 칸인 1~3칸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데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기차 안은 승객이 별로 없어 한산했다.

근데 정방향 좌석은 대부분 다 차서 역방향에 앉아 한참을 앉아 가는데, 그런 우리 답답했는지 중국인 두 명이 좌석을 정방향으로 돌리는 법을 알려주었다.

 

약 1시간 15분을 달린 끝에 벳부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관광 센터로 향했다.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7대 지옥 온천 티켓을 끊고─7개 중 5개만 가도 이득이다─버스 노선 시간표도 받았다.

그 직원분은 발음은 조금 서툴지만 대화가 가능해서 이왕 도움을 받은 김에 궁금한 것들을 죄 물어봤다.

 

벳부 역을 빠져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5번 버스를 탔다.

뒷문으로 올라타 기계에서 표를 뽑았는데, 이 표는 나중에 내릴 때 요금과 같이 내면 되는 표다.

우리나라는 버스 요금을 현금으로 내도 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이 안 붙지만, 일본은 표에 적힌 숫자(거리)에 따라 요금이 붙어서 버스 안의 전광판에 따로 표시가 된다.

 

버스 승객의 80%는 거의 관광객으로 꽉 찼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즐기며 버스는 바다 지옥으로 출발했다.

 

 

드디어! 바다 지옥(우미지고쿠) 정류장에 도착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승객이 일어나더니 우르르 내려 바다 지옥으로 향했다.

 

 

아주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어 길을 잃어버릴 걱정이 없다.

 

 

우리는 벳부 역에서 미리 7지옥 표를 끊어왔기 때문에 여기서는 통합권으로 교환만 하면 됐다.

 

 

 

정원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사실 벳부에 도착했을 때부터 푹푹 찌는 더위에 죽는 줄 알았다.

일본의 여름 날씨에 한번 덴 적이 있어서 손풍기까지 챙겨 왔는데도 후끈후끈한 열기는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에 왔으니 그 더위는 상상 이상.

7대 지옥이라는 이름에 정말 잘 어울렸다.

 

 

정원을 지나 기념품샵&카페를 통과하면 바다 지옥을 볼 수 있다.  

 

 

 

 

삿포로에서도 봤던 그 푸른 물.

엄마는 이 모습을 처음 봐서 엄청 신기해했다.

 

 

정말 지옥 같은 모습.

밥솥처럼 김을 내뿜는다.

 

바다 지옥 앞에 30초만 서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그래도 엄마가 이곳을 상당히 맘에 들어 해서 다행이었다, 휴.

 

 

바다 지옥을 빠져나와 바로 옆에 있는 스님 지옥으로 향했다.

 

 

 

걸쭉한 진흙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중.

 

 

엄청난 증기

보기만 해도 덥다.

 

 

 

 

스님 지옥을 다 보고 더위도 식힐 겸 바다 지옥에 있던 매점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표를 보여주자 들여보내 준 걸 보니 재입장이 가능한가 보다.

 

매점에서 에어컨을 쐬며 기념품도 구경하고 자리를 잡고 앉아 간식도 먹었다.

 

 

온천수로 삶은 계란과 라무네, 그리고 아이스 코코아 한 잔이랑 아이스 커피 한 잔도 샀다.

 

라무네는 일본 소다인데 약간 뽕따를 녹인 맛이 났다.

최근에 우리나라 편의점에도 들어왔다던데... 특별한 맛은 안 나지만 한 번쯤은 먹을 만하다.

나는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때우고, 엄마는 열심히 바다 지옥 사진을 찍었다.

 

시원했던 매점을 뒤로하고 바다 지옥 옆에 있는 가마도 지옥으로 향했다.

 

 

7지옥 중에서도 유명하기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가마도 지옥

 

 

안으로 들어가면 도깨비가 제일 먼저 반겨준다.

정말 도깨비 지옥같이 덥다.

 

 

 

아, 이름이 가마도 지옥인 이유는 축제날 이곳 증기로 밥을 지었기 때문이라고. 

 

 

가마도 지옥 안에는 다양한 온천들과 시음대, 매점 등이 있는데 유명한 만큼 단체 관람객이 많아 어딜 가든 북적북적했다.

시간을 잘 맞추면 담배 연기 쇼를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우리가 간 시간에는 이미 끝나서 별 이벤트가 없었다.

 

 

 

쇼를 보지 못해서인지 어쩐지 몰라도 생각보다 그저 그래서 한 바퀴 둘러보고 악어 지옥으로 향했다.

 

 

악어 지옥

7지옥 중 5지옥이 한곳에 몰려 있어 조금만 걸으면 다 볼 수 있다.

 

 

위험 99.1도

 

울타리 건너편에 있는 건물은 전시관이고 그 옆으로 가면 악어 사육장이 있다.

 

 

사실 너무 더워서 전시에는 관심이 없었고 에어컨 바람만 잔뜩 쐬었다.

악어도 눈으로만 보고 땡.

 

이쯤 되니 나 혼자 더위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손풍기를 안 가져왔으면 진즉에 포기했을 뻔.

땀에 푹 절여진 채로 마지막 지옥인 흰연못 지옥으로 고고.

 

 

 

 

그저 펄펄 끓는 연못

엄마도 나도 이곳에 왔을 땐 거의─더위에─녹다운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구경하는 데 시간도 별로 안 걸려서 남은 두 지옥도 보려고 했으나 버스를 탈 수 있는 간나와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해 같은 곳만 2번 왕복하다가 더위에 지쳐 포기하고 벳부 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처음 내렸던 바다 지옥 정류장 맞은편에서 버스를 타고 벳부 역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고쿠라로 돌아가기로 했다.

역 안에는 음식점 몇 곳이 있는데 밖에 전시된 모형을 보다가 냉우동이 있는 곳이 있어서 바로 들어가 주문했다.

 

 

닭 튀김이 올라간 냉우동과 추가 주문한 김치

 

여행 중 엄마가 음식에 대해 불평한 것이 딱 하나 있는데, 바로 반찬이 없는 것.

전부 단품 메뉴라 곁들여 먹을 반찬이 없어서 뭔가 부족하다고 했다.

게다가 그날 따라 김치가 너무 먹고 싶다고 하셔서 여기서 처음으로 김치를 추가 주문 했다.

겉절이를 생각했는데 약간 익혔는지 우리가 먹던 김치랑 매우 흡사해 꽤 맛있었다. 가격은 저 양이 200엔이었지만...

그리고 냉우동은 엄마랑 나랑 그릇째로 싹싹 비울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기차 시간에 맞춰 파란 소닉을 타고 다시 고쿠라로 돌아왔다.

그리고 편의점에 들러 간식을 산 뒤, 한숨 자고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로 했는데, 그냥 쭉 자버리게 되면서 그냥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야끼 푸딩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맛있었다.

 

 

호텔 방에서 본 바깥 풍경

 

 

일일 지출 내역

7지옥 입장권 ¥3,600

버스표 ¥330X2

    ¥330+450(잘못 냄)

바다 지옥 매점 ¥750

물(자판기) ¥130

분고차야 ¥1,480

편의점 ¥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