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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2017 삿포로

[2017 삿포로여행] 2일차, 후라노와 비에이 그리고 징기즈칸

LiiH 2018. 6. 6. 01:15

 

 

 

 

 

일정

후라노&비에이 버스 투어

팜도미타Farm Tomita - 청의 호수&흰수염폭포 - 비에이 패치워크로드 - 다루마

 

 


 

 

 

[2일차/2017.08.05]

 

오늘은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일일 버스 투어를 하는 날이다.

투어지는 삿포로의 근교 비에이와 후라노로 6~7월에 꽃피는 라벤더 여행지로 유명한 곳인데, 삿포로에는 버스 투어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지만 가깝고 여행답게(?) 보내기 위해 보통 많이 가는 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투어 업체는 여행박사라는 곳으로 한 번도 해외에서 투어한 경험이 없어 미친 듯이 검색한 끝에 결정하게 되었다.

1인당 9만 원이라는 가격에 비록 8월에 라벤더도 질 무렵이었지만 알차게 보낼 수 있겠단 생각에 이번 여행 중 가장 기대한 부분이었다.

 

나름 일찍 일어나 준비했건만 막내의 알 수 없는 느긋함 때문에 예상 시간보다 늦게 나왔다.

그래도 미팅 장소가 어제 산책 겸 다녀왔던 오도리공원 테레비탑 앞이라 미팅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는 총 2대.

예약자 이름 확인하고 바로 버스에 올랐는데 거의 모든 좌석이 다 찼고 딱 두 자리 남은 곳이 있길래 동생과 함께 앉아갈 수 있었다.

 

 

미팅 장소 가는 길에 찍은 오늘의 하늘. 너무 좋다.

 

가이드분은 무난무난. 분위기를 띄워보려 했지만 아무래도 다들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 버스에 탔기 때문에 버스 안은 정적인 상태로 출발했다.

 

 

중간에 한 번 휴게소에 쉬는데, 우유와 샌드위치를 주었다.

샌드위치는 일반 편의점 샌드위치인데, 우유가 특유의 냄새도 안 나고 고소한 게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다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팜도미타Farm Tomita.

말 그대로 도미타 씨의 농장 정도 되겠다.

 

 

라벤더가 질 무렵이라 그런지 꽉 찬 보랏빛은 없었으나 꽃 구경은 실컷했다.

남동생은 그리 내켜 하지 않았는데 열여덟 살 팔팔한 나이에 그럴 만도.  

 

 

 

 

 

 

라벤더 소프트 아이스크림.

빨리 녹아서 후다닥 사진 찍고 한입 베어 먹었는데 은은히 향이 퍼져서 맛있었다.

동생에게도 권했는데 향 때문인지 거절.

 

 

요건 라벤더 치즈 케이크.

이것도 내겐 맛있었는데 동생에게 간신히 한입 먹였건만 먹고 버스에서 멀미한 건 안 비밀.

(원래 속이 약하긴 하다.)

 

그리고 기념품으로 후라노 라벤더 향초도 샀다.

 

 

 

나란히 주차되어 있는 라벤더색 오토바이들.

 

팜도미타를 뒤로하고 그다음 목적지인 청의 호수, 아오이이케青い池에 갔다.

처음엔 웬 산책길인가 싶어 터덜터덜 가이드를 따라갔는데...

 

 

물색이 너무너무 예쁜 호숫가 등장.

여행 오기 전에 사진으로만 봤는데 실제로 보면 물색이 진짜 끝내준다.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색감에 모든 사람이 예쁘다, 연발. 셀카봉 하나씩 들고 사진 찍기에 바빴다.

나도 진짜 웬만하면 사진 잘 안 찍는데 여기서는 꼭 찍어야겠다 싶어서 동생에게 부탁했다.

 

 

 

날이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호수 끝까지 갔다 왔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가만히 앉아 구경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

 

 

다시 정류장으로 되돌아와 버스에 탑승하자마자 바로 출발해 아오이이케와 가까운 곳에 있는 흰수염폭포에 도착했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흰수염폭포를 볼 수 있다.

 

 

한 5분 정도 구경했나? 폭포만 달랑 하나 있어서 금방 구경하고 다시 버스로 고고.

그다음으로 비에이역에서 휴식 및 점심 시간을 가지기로 하면서 가이드분이 비에이역 주변에 있는 맛집 여러 군데를 알려주었는데 그중 쥰페이라는 곳을 찜해두었다.

 

그러나.

가이드분도 미리 가는 길이 조금 멀고 점심 시간엔 사람이 많이 힘들 것이다, 포장도 있으니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긴 했는데 역시나...

내리자마자 그곳에 갔는데도 초행길이라 조금 헤맴+웨이팅 끝에 결국 버스 탈 시간이 다 되어서 먹지도 못하고(!)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만약 버스 투어를 한다면 쥰페이는 비추.

막내는 괜찮다고 했는데 내가 괜찮지 않아...  

 

 

쥰페이에서 비에이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예쁜 건물.

 

그다음 일정으로 패치워크로드에 갔는데, CF 광고 등의 배경이 된 유명한 나무들(...)이 있는 명소로 자전거로 다니면 좋을 법했지만 버스로 이동하려니 별것 없었다.

이런 것도 관광 상품이 되는구나 싶기도 했고 오히려 눈 덮인 겨울에 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느낌?

 

 

켄과 메리의 나무

 

 

세븐스타 나무

 

 

 

 

마일드세븐 언덕

저질 체력으로 이곳은 가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만 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허브 가든 후라노라는 곳에서 홋카이도의 특산품 유바리 멜론 무제한 시식을 가졌다.

 

 

이렇게 호박처럼 생긴 노란 멜론인데 일본에서 상당히 비싼 멜론이라고 한다.

첫입을 먹은 순간 달짝지근한 게 맛있었지만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남매라 나만 한 번 더 리필해 먹고 끝.

그래도 투어 아니었으면 못 먹었을 유바리 멜론으로 마무리해서 썩 기분이 좋았다.

 

삿포로 테레비탑으로 되돌아오는 길.

동생이랑 나는 버스 안에서 여행 중 처음 느껴보는 고단함에 미친 듯이 잠을 잤다.

 

해외여행 중엔 한 번도 투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까지 피곤한 건 처음이었지만, 거의 2일밖에 안 되는 일정에 빡빡하게 여행해서 나름 뿌듯하기도 했고 재밌기도 했고 또 다른 느낌의 여행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은 투어하기 잘했다!

 

 

오늘 하루 고생하신 가이드분께 인사하고 그 많은 사람이 각자의 일정을 보내기 위해 뿔뿔히 흩어졌다. 

 

 

일일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시간.

7시 50분에 미팅이었는데 삿포로에 오니 6시 반이었다. 크...

 

오늘 하루 샌드위치와 간식만 먹은 우리의 배 속을 위해 바로 저녁을 먹으러 징기즈칸(양고기)으로 유명한 다루마로 이동했다.

 

 

도중에 이렇게 마츠리 행사도 만났으나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배고파서.

 

삿포로 시내엔 다루마가 총 세 군데 있는데, 어제 스아게처럼 6.4에서 기다리다가 어차피 줄 서는 거 본점에 가자! 해서 본점을 찾아갔다.

 

 

여기도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라 우리 외에 웨이팅 중인 사람들 절반이 한국인이었다.

두근두근.

 

1시간 반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우리 차례.

내부는 생각보다 좁고 기름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집합 기호 ⊃처럼 생긴 테이블에 가운데 공간에는 점원분들이 있었고 테이블을 따라서 사람들이 앉는 형태였다.

 

동생과 나는 징기즈칸 2인분+밥 두 공기+김치 한 접시를 시켰다.

동생과 나 사이의 화로에 불을 올려주고, 점원분이 내어준 고기와 양파, 파를 직접 구워 먹으면 된다. 

 

 

이렇게.

왼쪽에 있는 하얀 비곗덩어리는 옆으로 치워놨는데 점원분께서 가운데에 올려놓아 주셨다. 저게 녹으면서 흘러내려가 잘 구워지는 역할을 했다. 

 

 

아아아아.

배고픔에 취해 고기의 핀트가 어긋난 것도 몰랐다.

나중에 확인해 보고 어찌나 아쉬웠는지.

왜 밥에! 밥에 집중된 거야.

 

하지만 그 정도로 양고기는 연하고 완전 맛있어서 2인분을 추가로 시켜 먹을 만큼 동생과 나는 정신없이 고기에만 집중했다. 지인짜 고기 먹으면서 맥주도 먹고 싶었는데 복용하는 약 때문에 금주라 눈물을 여러 번 흘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기름지고 냄새가 났지만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삿포로에 왜 다시 가냐고 묻는다면 첫째는 스프 카레요, 둘째는 징기즈칸이라 할 수 있겠다.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그냥 찍어봤다.

 

끈적끈적해진 몸으로 니카상을 한 번 더 보고, 동생이 원했던 게임 센터에도 또 들른 뒤 오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일일 지출 내역

라벤더 아이스크림 ¥300

물 ¥100

치즈 케익+라벤더 치즈 케익 ¥410

향초 ¥507

비에이 편의점 ¥233

다루마 본점 ¥4,201

편의점 ¥476

게임 센터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