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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휴가] 문경 솔향기펜션

국내 여행

by LiiH 2025. 12. 3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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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2023.07.09


 
문경은 살면서 셀 수도 없이 많이 가본 곳이지만, 최근엔 다른 곳을 여행하느라 뜸해진 만큼 이번 여름휴가는 문경에서 보내기로 했다.
아주 오래전 외가댁이 농암 궁기에 있어서 어렸을 때부터 종종 방문했던 ‘민지송어장’에서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외가 어른들도, 친가 어른들도 모두 민지송어장을 좋아하셨기에, 생신 등 특별한 날에는 늘 이곳을 찾았다.
이번에도 이왕 점심식사하러 온 김에 아빠가 할머니를 모셔오기로 했다.

양식 송어장 풍경
예전에는 저 사이를 거닐며 송어를 구경할 수 있었다.

할머니를 모시러 간 아빠가 오지 않아 기다리는 중

식당 뒤편에는 발을 담글 수 있는 자그마한 수로가 있는데, 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물이 뼛속까지 시리도록 차갑다

주변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아빠와 할머니가 도착.
미리 들어와 주문하고 세팅한 우리는 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송어회는 이곳 민지송어장과 봉평에서만 주로 먹어봤는데, 다른 곳은 어떤지 몰라도 민지송어장 송어회는 극강의 쫀쫀함을 자랑한다.
탄탄하게 씹히는 살과 간장+와사비의 조화.
기름이 적어 담백하고 바로 뜬 만큼 붉은빛이 선명하고 엄청 싱싱하다.

간장+와사비 조합도 맛있지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야채 비빔.
볼에 듬뿍 담은 야채를 넣고 송어회, 초장, 콩가루와 챱챱 비벼 먹으면 싸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마무리는 매운탕 무조건 추천
뜨신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 그렇게 입이 깔끔할 수가 없다.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뀌고, 또 로봇이 배달해 주는 신식 식당으로 바뀌어 예전의 추억은 없지만 송어회 퀄리티만큼은 몇십 년째 변함없는 민지송어장.
두 할머니들이 살아계신 동안 만큼은 우리 가족의 맛집으로 남아 있었음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 휴가에 할머니가 함께한 만큼 모두가 좋아할 만한 곳으로 일정을 짰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카페 가은역’이다.
아빠와 엄마의 어렸을 적 추억이 있는 곳, 그리고 가은역의 역사를 아는 할머니까지.
가은역의 모습을 간직한 카페는 문경 사과로 만든 디저트도 파는 맛집이라 하여 내가 가장 기대한 1순위이기도 했다.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 민트색의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가은역의 역사를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여섯 잔의 음료와 사과쿠키
쿠키는 생각보다 더 맛있어서 동료들 선물로 한 박스 구입했다.

카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옛날 얘기 타임

둘째랑 나는 사진 찍는다고 땡볕에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카페가 예뻐서 그런가, 해 쨍쨍한 날에 흰 원피스를 입고 찍은 둘째가 너무 예쁘게 나왔다.

달달한 휴식을 끝내고 그다음으로 향한 곳은 문경 ‘오미자테마터널’이다.
삼촌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곳인데, 상주와 대구를 국도로 오가며 수도 없이 본 ‘진남휴게소’ 바로 옆에 있었다.
진심 매년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하던 곳인데... 테마터널이 있을 줄 생각도 못 했다.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터널 안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생각보다 가족 단위 관광객도 많았다.
여름날 구경하기 딱 좋은 온도.

저렴한 입장료 대비 볼거리는 많았지만 청도 와인터널처럼 한 번 오기에 좋은 곳 같았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아빠는 할머니를 데려다 드리려 상주로 향했다.
그리고 남은 우리는 미리 예약해 둔 펜션으로 향했다.

이번 숙소로 선택한 ‘솔향기펜션’
방송에도 나왔던 이름 있는 곳이란다.

사실 냇가 물놀이가 가능한 천서방네 펜션을 예약하고 싶었는데 4인 예약만 가능해서 5인 가능한 곳 찾다가 이곳을 예약하게 되었다.
한 달 전 네이버 예약으로 진행했고, 1인 추가하여 ‘꽃향기룸’으로 170,000원에 예약했다.

주차를 하고 짐을 실어날랐다.
산에 둘러싸여서 그런가, 공기가 맑고 축축했다.

우리가 머물 방
성인 5인이 묵기엔 다소 작지만 하루만 묵을 예정이기에 나쁘지 않았다.

상주로 떠난 아빠를 기다리며 우리는 각자 할 일을 했다.
엄마는 식기들을 뜨거운 물에 소독하고, 나와 둘째는 주변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펜션에서 조금 걸어나오면 하나로 마트나 편의점, 식당이 즐비해 이곳에 오게 된다면 간단한 옷가지 등 외에는 따로 준비할 것이 없겠더라.

아빠가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바로 바베큐 세팅을 요청했다.
방과 이어지는 데크에 지글지글 끓는 숯불 위로 삼겹살를 올렸다.
바베큐는? 무조건 돼지고기죠.

땀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굽는 딸 옆에서 먹기만 하는 아빠가 짜증나기도 했지만 내가 오자고 한 여행이었기에 열심히 구워 날랐다.
양옆 방 손님들의 왁자지껄한 소음을 배경음악 삼으며 우리 가족도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었다.

해가 지고 하나둘 불이 켜질 때쯤 테이블을 정리하고 2차전을 준비했다.
오늘의 야식은 토리야 닭꼬치!

닭 염통

파닭, 닭껍질, 닭목살

은은한 숯불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마시며 또다시 열심히 굽고 또 구웠다.
시원한 여름날 밤, 찌르르 우는 벌레 소리와 얼큰하게 취한 사람들의 소리, 그리고 야키토리 사장님에 빙의한 나.
1차 초벌하고 2차로 토리야 매콤 바베큐 소스를 바르며 다시 굽굽한 끝에

완성한 나의 야키토리들
정말... 하나하나 정성껏 구워서 내가 낳은 자식들 같았다.

냉장고에서 가져온 맥주 한 캔과 뜨끈한 닭꼬치와 함께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안개가 자욱히 내려앉은 아침
비가 내린 탓에 고요한 산속으로 요란한 물소리가 들렸다.

아침은! 무조건 돼지고기 김치찌개
밤새 먹고 마시느라 늦은 아침을 맞이하는 다른 손님들과 다르게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준비하여 김찌로 속을 풀어주었다.

아침을 먹고 펜션 앞 냇가를 구경했다.
빠른 유속을 바라보며 문득 다음 여름엔 수영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워낙 익숙한 곳이다 보니 구경할 곳도 딱히 없고 비도 내려서 이번 여름휴가는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구로 향하는 아빠를 배웅하고, 수원으로 향하던 우리는 문경 베트남 커피에 들러 커피 한 잔씩 때려주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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