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포 오토 캠핑장
2023.03.25~2023.03.26
한창 엄마가 즐겨보던 주말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나온 캠핑장이 예뻐 보여 날 좋은 날 그곳으로 떠나자고 한 것을 계기로, 날이 풀리자마자 엄마와 나는 어느 주말 태안으로 떠났다.
수원에서 가는 데만 2시간.
지도상으로는 멀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


몽산포 오토 캠핑장 도착!
날이 너어어무 좋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캠핑장 2구역.
안내소에 들러 체크인한 뒤, 바닷가가 잘 보이는 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다.

드높이 솟은 소나무 숲이 멋있는 몽산포 캠핑장

캠핑장 바로 앞 갯벌에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몽산포 캠핑장은 소나무 숲 외에도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여 가족 단위로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텐트를 치고 대충 짐 정리 한 뒤, 매점에 들러 갯벌 체험에 필요한 것들을 빌렸다.

오랜만에 신어보는 장화
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 가족은 주말에 종종 제부도를 찾곤 했는데, 새벽 물때 시간에 맞춰 들어가 날이 밝도록 바지락을 한가득 캔 추억이 많다.
지금은 유료로 운영하거나 마음대로 출입을 할 수 없지만 90년대에는 그런 제약이 없어서 수많은 사람이 제부도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거나 문어를 잡거나 굴을 따 먹었다.
질척질척한 갯벌에서 맛소금 살살 뿌려 조개도 캐고, 바위에 달라붙은 굴을 호미로 툭툭 까 먹기도 하며, 소금기 잔뜩 달라붙은 발을 씻어내고 차에 올라 칼국수를 먹으러 가던 기억.
그러한 기억들이 나이 들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서, 이번 몽산포로 캠핑을 올 때 내심 갯벌 체험을 기대했다.
하지만 반대로 엄마는 질색팔색했다.
그 당시 여기저기 뻘로 칠갑한 애들을 씻기는 것이 고되거니와 옷을 아무리 빨아도 빨아도 뻘이 나왔다고.
게다가 바지락을 해감하고 요리하는 것도 엄마 몫이었기에 주말마다 제부도를 가는 것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오늘은 날이 너무 좋지 않은가.
이런 뙤약볕 밑이라면 기미가 또다시 생겨 버릴 거라고 걱정에 걱정을 하기에 우리는 모자와 수건으로 중무장 하고 갯벌로 향했다.
나름(?) 추억을 되새기며 열심히 호미질을 했건만 조개 씨가 마른 걸까.
기대했던 만큼 예전 폼은 안 나왔다.
고작 8개의 조개를 캔 우리는 터덜터덜 캠핑장으로 되돌아왔다.

바닷물에 해감 중인 조개들
결국 먹지는 못했다.

밀물이 차오르는 중

갯벌에서 체력도 소모했겠다, 배가 고파진 우리는 진물이 흘러내리는(?) 파플3에 불을 피웠다.

오늘은 술도 챙겨왔다!
직원들이 유자 막걸리가 맛있다 하여 한번 사봄.

무거운 솥뚜껑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엔 평범한 불판을 챙겨왔다.
지글지글 열이 오른 불판에 첫 타자는 항정살.

두 번째 판은 삼겹살에 김치
엄마와 나는 유자 막걸리를 끊임없이 부딪히며 김치 구이와 삼겹살을 빠르게 해치웠다.

푹 익은 김치와 삼겹살, 그리고 막걸리 한 잔.

정신 없이 먹는 와중에 냥이 한 마리가 우릴 찾아왔다.
노란 숏컷의 이 아이는 사람을 잘 따르는 듯 우리 주변을 맴돌며 가까이 다가왔다.
한참 궁디를 팡팡팡 두들겨주니 만족스러운 듯 자리를 떠나기도.

고양이와 바다

캠핑장 주변도 산책해 본다

어느새 날이 어둑해지고, 우리 텐트에도 전등이 켜졌다.

어느덧 쌀쌀해진 날씨
화롯대에 다시 장작을 넣어본다.



야식 타임
오늘의 야식은 라면(열라면 혹은 틈새라면) 되겠습니다.
심지어 두 봉지!

밤에 먹는 라면이란... 최고...!


바닷바람 맞아 꼬들꼬들해진 면

미니 난로와 커피와 함께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퉁퉁 부은 얼굴로 일어난 우리는 아침 바닷바람을 맞으며 식사 준비를 했다.

항상 늘 그렇듯 고정된 우리의 아침 메뉴
냄비 밥과 삼겹살 김치찌개

고슬고슬 흰밥이 너무 잘됐다.


칼칼한 국물로 깔깔해진 목을 달랜 뒤, 밥과 찌개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한 우리는 주변 볼거리로 미리 찾아둔 신두리 해안사구로 향했다.

한 번도 들러보지 못한 데다가 1박 2일에서 본 곳이기도 하여 겸사겸사 와봤는데 생각보다 꽤나 괜찮았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금 걸어야 하지만, 걸어가는 주변 경치도 좋았고, 무엇보다 모래 언덕이 신기했던 곳.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었다.
해안사구를 끝으로 태안을 떠나 수원까지 국도로 달리는 동안 배가 고파진 우리는 어느 식당에 들러 손칼국수를 먹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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